군산시의회 일부 시의원들이 집행기관인 시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의결해오던 지금까지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이 자체가 대통령령인'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에 어긋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의원의 심의,의결을 제한하고 있는'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이 애매한 부분도 적지 않아 혼선도 주고 있다. 따라서 시의회 자체의 윤리강령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 위반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상임위 소속 지방의원이 집행기관의 위원회에 참여해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것은 대통령령인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제7조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행동강령 제7조'는 "의원은 공직유관단체의 각종 위원회, 심의회 등의 위원으로 활동하는 경우에도 해당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할 때는 그 심의, 의결을 회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의원이 소속된 소관 상임위원회 또는 특별위원회의 직무와 관련됐거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등은 심의,의결을 회피해야한다"고 명시해놨다. 이는 시의원들이 각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과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직무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 이해관계자나 특정집단이 자신의 이익관철을 위해 청탁하는 행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산시의 경우 현재 76개의 위원회 가운데 현재 시의원이 위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인 위원회는 42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적으로 244개 지자체의 위원회 운영현황을 조사한 결과, 집행기관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지방의원의 93.1%가 자신이 속한 상임위 직무와 직접 관련된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의원의 직무와 관련된 위원회 활동의 제한 규정은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제7조에 따라 집행기관의 위원회에서 심의,의결에 대한 회피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누구인가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운영가이드는 그 판단을 집행기관인 시가 아닌 시의원 스스로 해야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시가 시의원을 각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해도 심의,의결 회피 결정은 시의원의 몫이라는 의미다. 또 상임위원회 소속의 시의원이 해당 상임위 소관 집행기관의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경우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에 따라 위촉을 취소할 수 있는 지도 애매하다. 권익위원회는 이에 해당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을 회피하도록 한 규정일 뿐이며, 시의원의 위원회 위원으로의 위촉 가부(可否)에 대한 규정은 아니라고 밝혀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시각에 따라 상임위 소속 시의원이 직무와 직접관련이 있는 소관 집행기관 위원회에 위촉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원이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제7조를 위반해 위원회에 참석해 심의,의결을 한 경우 해당 심의,의결행위는 무효이므로 결정사항도 무효인지 여부도 혼선을 주고 있다. 권익위원회는 유,무효는 해당 위원회의 의사,의결 정족수 및 운영사항을 정한 관련규정 내용에 따라야 한다고 밝혀두고 있다. 이는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위반인 시의원의 심의, 의결행위와 관계 없이 위원회 정족수와 운영규정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유효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따라서 행동강령 위반에도 상임위 소속 시의원이 소관 집행기관의 위원회에 위촉돼 심의 및 의결과정에 참여해도 상황에 따라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시의원 개인의 양심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시의회 의원윤리강령강화 필요 이처럼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은 심의,의결 회피여부를 시의원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런 강령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선 군산시의회 자체의 윤리강령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포시와 여주군은 의결기능을 가진 집행기관 위원회에 지방의원 참여를 금지시키고 있다. 서울 성북구와 안산시의 경우 소관 상임위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의원을 추천받아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의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군산시의회의 경우 "의원은 심의대상 안건이나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의 사안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엔…의정활동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라고만 규정해놨을 뿐 구체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임위 소속 시의원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집행기관 위원회의 위원으로 아예 위촉을 못하게 하거나 참석을 금지시키는 규정을 포함시켜 윤리강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회 김영일 운영위원장은 "동료 시의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벌여 윤리강령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