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갑작스런 악재에 당혹감, 장기화시 존립 자체 위협 군산시의회가 미 정부의 예산삭감에 따른 사정으로 올 새만금 에어쇼 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와 마찬가지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지난해 본예산 심의 때 전액 삭감한 예산을 수 많은 비난 속에서도 시의회가 어렵게 회복시켰는데도 새만금 에어쇼 행사 추진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태연하지만 시의회의 불편한 속내는 시의원들과의 여러 대화를 통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 시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경 예산심의 당시 시의회내에서도 반영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며 "새만금 에어쇼가 열리지 못하면 솔직히 시의회도 난처해 질 수 밖에 없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우연한 자리에서 "비록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자칫 행사무산에 따른 불똥이 엉뚱하게 삭감 예산을 회복시킨 시의회로 튈 수도 있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제반여건 등을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원칙 없이 예산만 슬그머니 반영해준 시의회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일부 시의원들의 우려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의회가 내심 이 같은 걱정과 우려를 갖게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시의회는 지난해 '불요불급(不要不急)'하거나 소모성 행사 등을 이유로 새만금 에어쇼 3억원 등 일부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하지만 시의회는 집행부의 끈질긴 구애가 계속되자 올 상반기 추경 심의에서 새만금 에어쇼 3억원 등을 슬며시 반영해 '무원칙하고 줏대없는 심의'란 지적을 받아왔다. 올 새만금 에어쇼 개최가 사실 무산위기에 놓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정부의 자동예산 삭감제도(시퀘스터-Sequester)의 발효. '시퀘스터'는 미국 재정적자가 일정 허용기준을 초과하면 지출을 자동삭감토록 한 것으로 국방예산의 경우 필요예산이 아니면 삭감 또는 집행이 중지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올해 새만금 에어쇼 개최가 불투명한 것은 미 정부의 예산삭감이 주원인이지만 걱정과 우려는 시의원들의 차지가 된 꼴이다. 지역 시민단체인 '군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도 지난 21일 "군산 미공군도 포기하려는 군산 에어쇼 사업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의회 등이 시민단체 반대에도 불구, 추경에 예산을 재반영했다"며 "이는 시의회가 대표적인 낭비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시의회 등이 이 같은 부끄러운 결정을 반성하고 올 에어쇼 예산을 시민 복지예산으로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시청 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도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자 적 잖게 당황하고 있다. 미공군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올 새만금 에어쇼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이미 확보한 3억원의 예산으로는 안전시설과 관람석 운영 등 부차적인 곳에 사용될 수 있을 뿐 에어쇼 공중비행은 미 공군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에 따라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만이 참여하는 반쪽짜리 행사도 고민해봤지만 한미우호관계 증진 등이란 당초 취지에 맞지 않아 이 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 미국측으로부터 정확한 통보를 전달받지 못해 무산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여러 정황을 볼 때 올 행사추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에어쇼와 관련해 빠른 시일 안에 미국측의 입장을 공문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해놨다"고 덧붙였다. 시는 올 새만금 에어쇼 추진이 어려울 경우 이미 확보한 예산에 대해선 불용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시의 더욱 더 깊은 고민은 이보다 미국의 예산삭감 장벽 장기화에 있다. 이 문제가 수 년간 장기화될 경우 자칫 새만금 에어쇼의 존립자체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예산삭감 조치가 계속될 경우 에어쇼 자체를 폐지해야 하지 않을까가 시의 내부 고민거리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새만금 에어쇼는 오는 10월12일과 13일 이틀동안 비응항 주변 새만금 다용도 부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첫 행사를 제외하고 새만금 에어쇼는 지난 2009년부터는 2년마다 개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