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8개월 가량 앞두고 정치권이 약속한 시장과 시의원의 정당공천 폐지가 안갯속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입지자들은 정당공천제 폐지여부가 오락가락해 혼란을,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감만 커져가고 있다. 현재 민주당이 당원투표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시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키로 당론으로 확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한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역시 1차적으로 기초의원 선거에 한해, 2차로 기초자치단체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단계적 정당공천 폐지론을 주장해 이렇다할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논의도 다른 정치적 이슈에 밀리면서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보이고 있는 입지자들은 적 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여전히 정당공천제 폐지를 염두해 둔 채 준비해야할지, 아니면 사실상 폐지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봐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특히 입지자들은 정당공천제 폐지여부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는 복잡한 셈 계산에 들어갔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여부는 안철수 신당 창당과 함께 지역 선거구도를 흔들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굳힌 한 입지자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현재까지 정당 공천제 폐지여부가 결론이 나지 않은 탓에 민주당을 입당해 출마해야할 지 아니면 당적없이 나와야 하는 게 유리할 지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출마여부를 고심중인 한 인사 역시 "연말까지 (정당공천제 폐지여부를)지켜본 뒤 그 때가서 출마여부를 결정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현역 시의원이나, 도의원 등은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여부가 결정나야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선택하는 등 향후 일정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 출마 예상자는"정당공천제 폐지여부를 보며 시장에 출마할 지 도의원에 나설 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관심갖고 지켜보는 유권자들도 혼란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선 당시에는 여야가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했다가 지금은 그 논의 자체마저 사실상 중단되어 있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어서다. 50대 자영업자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없앤다는 건지, 아니면 그냥 놔두겠다는 건지 헷갈리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칫 정치적불신이 더욱 가중될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가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계속 이러다보면 정치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인사도 "혼란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여야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