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금 천하무림 무림뫼(群山)에는 크게 두 개의 문파(門派)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두 개의 문파를 일컬어 무리뫼 강호인들은 민주(民主)도방과 안풍대사(安風大使)의 도방 개문(開門)이라 불렀으니…. 위민궁(爲民宮-군산시청). 강호인들이 정한 일정한 신비(神秘-선거)를 따라야 들어갈 수 있는 곳.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그들이 정한 일정한 량(量)의 신비에 순응해야 출입할 수 있는 절대금역(絶對禁域)이 바로 위민궁이다. 무리뫼 최대 도방인 민주도방. 도방내 각 고수들이 청마년 갑오년을 맞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맹주(시장)를 가리는 비무대회(比武大會)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다. 현재 위민궁의 맹주는 민주도방의 백전노장 풍화격(豊和格) 문동신. 지난 2006년 무림 강호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맹주에 오른 뒤 지금까지 줄곧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중이다. 풍화격은 강호인들이 직접 선택하는 신비의 법칙이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3차례 맹주에 오르고 싶어하는 야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 하지만 같은 도방내 고수들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제1문 수장 문면호(63), 제2문 수장 김용화(69), 제3문 수장 최정태(59), 제4문 수장 이성일(46) 등 4대문 수장이 대표적인 그들이다. 또 4년 전 비무대회에서 지금의 맹주에 패한 협객 서동석과 혈전(血戰)을 앞두고 중도하차한 또 다른 협객 강임준도 절치부심(切齒腐心) 끝에 재도전장을 내밀 기세다. 군고계(群高係) 수장에 오른 이현호(62. 상공회의소 회장)와 문필대사(文筆大師) 박종서(전 연합뉴스 전북지사장)도 호심탐탐 맹주자리를 노리고 있다. 민주도방내 고수들의 이런 움직임에 무림최고의 신비집단이 위협적인 존재로 등장했다. 무림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는 무리뫼의 신흥 세력. 바로 안풍대사의 도방개문 세력이다. 김귀동(62. 변호사)과 문명수(59. 전 전주부시장), 김현일(55. 드림산업 대표), 채용묵(53. 법무사) 등이 그 문파의 중심에 가깝게 서 있다. 이들은 현재 무공을 익히기 위한 최상의 신체조건을 갖추게 되는 탈태환골(脫胎換骨)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여기에 비문방(무소속)의 대표 고수격인 강금식(72. 전 국회의원)과 정용회(59. 안전행정부 비상안전기획관), 정회상(61. 원광대 교수)…. 비문방 세력은 비록 강호에 미치는 위세가 약하지만 막판 격체전공(隔體傳功-다른 사람의 내공을 전달하는 것. 무소속 연대)의 수법을 막판에 사용할 경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진보 무림의 이름 없는 고수들도 서서히 비무대회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진보 무림의 고수들은 무림의 진객이 공력을 함부로 낭비하면 기(氣)가 쇠잔해질 수 있기에 도검을 뽑아드는 시기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무리뫼의 강호 무림계는 민주도방과 안풍대사가 주도하는 도방개문간 2파전을 예상중이다. 계사년(癸巳年) 무리뫼 강호들을 대상으로 한 잇단 조사에서도 두 문파의 접전을 예고했다. 갑오년(甲午年) 청마(靑馬)해의 비무대회는 여느 때와 달리 안풍대사의 도방개문이 민주도방의 아성을 넘어 맹주자리를 빼앗아올 수 있을 지가 무리뫼 강호인들의 관심사다. 그러기 위해선 두 문파의 공천주(公薦主)가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각 문파의 공천주에 따라 비무대회의 결과를 쉽게 점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후 동귀어진(同歸於盡-둘이 함께 죽기를 바라고 공격하는 최후의 술수)의 공력까지 지닌 고수를 확보할 수 있는가가 두 문파의 숙제다. 비무대회가 열리는 6월 초나흘이 다가올수록 무리뫼 무림계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