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8명 모두 낙선…‘유시가패,유시가승’ 계기될지 주목 십 여년 넘게 의장 출신이 차기 선거에 도전하면 낙선하는 ‘의장 필패(議長必敗)’의 저주가 다시 이어지지 않을까 주목이 모아지고 있다. 제6대 하반기 의장을 지낸 강태창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 경선후보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의장 필패’의 저주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려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은 최근 제8차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경선에 참여하게 될 도의원 3배수, 시의원 2배수 압축을 확정했다. 이날 결과, 도의원에 출마하려는 강태창 의장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야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강 의장도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됐다”면서 “다윗이 승리한 것처럼 무소속으로 출마해 도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무소속을 결심한 강 의장이 십 여년 ‘의장 필패’의 저주 쇠사슬을 끊게 될 지, 아니면 쇠사슬을 다시 채울 지에 대해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제6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고석강 의장 역시 상황은 다르지만 건강상을 이유로 이번 선거에 불출마하면서 ‘의장 필패’의 쇠사슬을 끊지 못할 상황이 된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의장 필패’의 저주는 사실상 지난 1998년 제2대 시의회때부터 시작됐다. 시의회 초대 이덕산 의장이 차기 시의원 선거에 낙선하면서부터다. 이후부터 시의회 의장 출신은 ‘의장 필패’의 저주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제2대 상반기 의장을 지낸 이종배 의원은 제3대 시의회에 출마하지 않았고, 하반기 의장인 김영필 의원도 입성에 실패했다. 또 제3대 상‧하반기 통합 의장인 이종영 의원도 이 같은 저주의 해법을 풀지 못하고 차기 선거에서 낙선했다. ‘의장 필패’의 저주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제4대 상반기 의장을 지낸 이만수 의원은 차기 두 번의 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하반기 의장인 문무송 의원도 불과 몇 표차로 낙선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제5대 상반기 의장인 양용호 의원은 도의원 진출에 실패했고, 하반기 이래범 의장도 차기 선거에서 저주의 쇠사슬을 끊지 못했다. 결국 8명의 의장 출신 모두가 차기 시의회에 다시 입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의장을 맡다보면 자신의 지역구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고, 또 의장 이후에는 정치적 목표를 높여야 한다는 일반 유권자들의 시각(기대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의장과 지역민과의 괴리감(乖離感)을 이유를 보는 분석도 있다. 민원해결사 시의원으로서가 아닌 한 기관의 시의장은 주민들 입장에서 볼 때 거리감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이러다보면 민심(民心)이 자연스럽게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주민이 기자에게 “시의원일땐 몰랐는데 어느 날 의장이 된 뒤 수행원까지 데리고 다니며 고급 검정 승용차에서 내리는 걸 보고 부담스러웠다”고 귀띔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의장 필패’가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구 관리 소홀과 유권자들의 기대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는 역대 의장 출신 3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른 이들과 달리 시의원이 아닌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도전한다는 것. 다만 양용호 전 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 제2선거구 공천을 받은 상태라 이 같은 저주가 멈출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이들이 십 수년간 발목을 잡아온 지긋지긋한 ‘의장 필패’의 저주를 끊고, ‘의장-유시가패,유시가승’(議長-有時可敗, 有時可勝-이길때도 질때도 있다)의 계기를 만들어 낼 지 지역 정치권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