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동안 이어온 의장필패(議長必敗-시의회 의장출신은 차기 선거에서 모두 패한다)의 저주가 마침내 깨졌다. 이 저주는 도심 한복판도 아닌 개정면과 성산면, 대야면등 농촌지역을 방황하더니 조촌동과 구암동 등에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 도의원 제2선거구에 출마한 양용호 당선자가 오랫동안 케케묵은 이 저주를 사라지게 한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양 당선인은 지난 4일 끝난 6․4 지방선거에서 47%(총 투표인수 2만4776표중 1만11089표 획득)의 득표율을 얻어 안근(31.6%)과 윤효모(16.2%) 후보를 제치고 도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양 당선인의 이번 결과는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도전 만에 도의원에 당선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저주를 벗어나게 한 주역이라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결국 양 당선인이 '의장필패(議長必敗)'의 저주에서 벗어나 '의장 유시가승, 유시가패(議長, 有時可勝, 有時可敗-이길 때도 질 때도 있다)'라는 새 역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사실 역대(시・군 통합이후) 시의회 의장 출신들의 차기 선거 도전은 '수난(受難)의 역사'였다. 시의회 초대 이덕산 의장이 차기 시의원 선거에 낙선하면서 의장 필패의 저주는 서서히 꿈틀거렸다. 옥구군 의장과 제2대 시군 통합의회 상반기 의장을 지낸 이종배 전 의원은 차기 시의회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 하반기 의장을 지낸 김영필 전 의원 역시 재입성에 실패했다. 또 제3대 상․하반기 통합의장인 이종영 전 의원도 저주의 해법을 풀지 못했다. 한 번 시작된 의장 필패의 저주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제4대 상반기 의장을 지낸 이만수 전 의원은 차기 두 번의 선거에 도전했으나 잇따라 낙선했고 하반기 의장인 문무송 전 의원도 마찬가지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제5대 하반기 의장을 지낸 이래범 전 의원도 차기 선거에서 저주의 쇠사슬을 끊는데 실패했다. 제6대 상반기 의장이었던 고석강 의원 역시 개인사정을 이유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이번 6.4 선거에서는 3명의 의장출신이 도전에 나섰다. 양 당선인을 빼고는 강태창 제6대 하반기 전 의장과 이만수 전 의장 등 두 명의 의장출신이 모두 낙선했다. 양 당선인은 “의장 출신들이 차기에 선거에 나서면 패한다는 그동안의 관행이 깨진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다”며 “이번이 계기가 돼 향후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의장필패'든, '의장불패'든 어떠한 저주도 풀리지 않는 것도 없고, 또 영원한 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