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영춘 의원(60·다 선거구)은 4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1998년 처음 시의원에 도전했다 낙선한 뒤 2002년과 2010년 연달아 쓴잔을 마셨다. 2006년에도 출마를 준비해오다 건강상의 이유로 출마를 포기한 적이 있다. 매번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하면 “제 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포기할 만도 하지만 길 의원은 도전을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길 의원에게는 남다른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선거 때마다 떨어진 이유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지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던거죠” “또 농사꾼의 경험을 살려 농촌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길 의원은 자신을 '농사꾼 의원'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야면 지경리에서 3필지(약 3600평)의 쌀 농사를 손수 짓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고품질 명품쌀 전국대상을 받은 '탑라이스' 재배단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선거 때에는 밀짚 모자를 쓰고 선거운동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 그의 직업이 농사꾼이다보니 농촌문제보다 어느 무엇이 더 중요하리요. 이러다보니 길 의원의 시선도 자연스레 농촌문제에 쏠릴 수 밖에 없다. 농사꾼의 한 사람으로서 농촌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길 의원의 생각이다. “여러 농사꾼들과 함께 농사를 지어왔기에 그들의 삶을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살펴 시농정에 반영토록 할 계획입니다” 길 의원이 상반기 상임위원회를 경제건설위원회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와 몇 마디를 나눠보면 농촌문제에 대한 '현장 전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게다가 길 의원은 현재 농촌(농사꾼)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고 있는 눈치다. “농촌지역 주민들이 그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불만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도․농 통합이후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발전이 주춤거리면서 이 같은 불만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길 의원은 농촌과 도시의 균형 발전을 위해 향후 시정 방침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지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농촌은 지역의 변방에서 오랫동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농 통합이후 농촌발전을 위한 행정의 연속성이 단절됐기에 농촌의 발전이 더딘겁니다. 현재 농촌에 각종 혐오시설로 가득 들어선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막바지에 달해 "어떤 시의원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망설일것도 없이 "일 잘하는 일꾼으로 남길 원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행정이 합리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의원으서의 역할도 다하겠다는 의지도 펼쳤다. 또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데에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수 차례의 쓴 잔 끝에 시의원에 오른 길 의원. 그가 주목받는 것은 포기할 지 모르는 끈기 때문만은 아니다. 위기에 처한 농촌 문제, 더 나아가 지역발전을 위한 그의 변치 않을 초심에 대한 기대때문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