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 년 전이다. 다시 말해 2012년 제19대 총선 때다. 민주통합당 후보를 결정짓는 대결에 김관영 의원(46)과 함운경 군산미래발전연구소장(52)이 붙었다. 이들의 대결은 정치 외적(外的)인 측면에서도 군산 정치권의 화제였다. 김 의원과 함 소장이 군산 제일고 선후배라는 관계 때문이다. 시장 등 주요 자리를 군산고가 독점해오던 현실을 감안할 때 당시의 대결구도는 비주류나 다름없던 제일고 출신끼리 격돌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왔다. 결국 동문 선후배간의 대결은 김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상처도 많이 남았다. 고소와 고발이 난무할 만큼 두 사람간의 경쟁은 치열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대결이 또 다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김 의원의 아성(牙城)에 함 소장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대결구도도 4년 전 민주통합당내 경선과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 민주당)과 무소속 또는 신당간 대결구도로 굳어질 전망이다. 함 소장이 지난 18일 선관위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신당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대결하는 제20대 총선에서는 과연 누가 웃게 될까. 우선 김 의원은 초선에도 불구하고 당내 입지가 탄탄하다. 민주당 수석 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비서실장 등 그의 이력은 눈부시다. 초선 의원이 이 같은 주요 당직을 맡는 것도 사실 중앙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다. 김 의원은 3년 연속 국회 헌정대상과 2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 법률상, 4년 연속 우수 국회의원상을 수상할 정도로 의정활동도 활발했다. 게다가 그의 고시 3관왕(공인회계사, 행정고시, 사법고시)이력은 중앙무대에서 인맥을 쌓는데 도움이 됐다. 특히 재경부 사무관 공직 경험은 경제부처에 끈끈한 인맥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군산시 국가예산을 2012년 6,136억원에서 4년만인 2016년에 1조원을 이뤘다. 김 의원에 도전하는 함 소장은 서울대 재학시 미문화원 점거를 주도한 운동권 출신이다. 함 소장은 1996년 제15대 보궐선거 당시 서울 관악 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정치권과 첫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그는 중앙정치 무대의 높은 진입장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이후 함 소장은 고향인 군산에 내려와 제16대 총선(2000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또 다시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2006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시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또 다시 실패했고, 2012년 제19대 민주통합당 경선과정에선 치열한 접전 끝에 탈락했다. 따라서 그의 이번 제20대 총선은 ‘함운경 정치사’의 7번째 도전인 셈이다. 현재 지역 정치권에서는 함 소장의 신당 참여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21일 출마 기자회견에 함 소장은 “(신당을 언급하며)전북도 선거판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