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당 김관영 후보의 재선 성공으로 마무리된 이번 제20대 군산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현역의원의 탈당에 대한 민심(民心)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현역 국회의원이 민주통합당(현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 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해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에 대해 주목을 끈 것이다. 사실 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의 탈당은 그 자체만을 놓고서도 적 잖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특히 대다수의 시․도의원까지 동반 탈당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끓고 또 끓었다. 이러다보니 일부에서는 현역의원의 탈당이 시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있는가하면 다른 쪽에선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용단(勇斷)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번 선거의 개표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일단 전자(前者)보다는 후자(後者)쪽에 시민들은 좀 더 많은 손을 들어준 셈이다. 개표 결과, 김관영 후보가 47.12%, 더 민주 김윤태 후보 34.75%가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김관영 당선자가 4년 전인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획득한 득표율과 이번 선거의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시민들의 엄중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김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2명 등 모두 4명의 후보와 겨룬 결과 60.04%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이번에는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득표율을 올리는데 그쳤다. 물론 4년 전과 비교하면 정치 환경이 크게 다른 것이 이유라면 이유다. 제19대 때에는 김 당선자 자신이 제1야당의 주역이었지만 이번에는 신분이 달랐다. 또 그 당시에는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보였지만 이번에는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더 민주당 후보도, 또 인지도가 현역의원에 못지 않은 무소속 후보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이 정도의 득표율은 김 당선자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충고다. 어쩌면 시민들이 그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와 격려가 뒤섞인 메시지라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특히 공천을 둘러싼 더 민주당의 실착(失錯)도 이번 결과에 한 몫을 했다는 점에서 김 당선자가 주의 깊게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 민주당 군산지역위원회는 현역의원이 탈당한 뒤 비상대책위를 꾸려 중앙당을 상대로 무소속 함운경후보를 복당시킨 뒤 기존 예비후보자들과 공정한 경선을 갖자고 요구했다. 다자(多者)간 구도에서는 현역의원에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1대1구도가 형성되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당은 지역 비대위의 이 같은 간절함을 묵살하더니 불과 선거 한 달을 남겨놓고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자를 낙점했다. 지역 정치권 인사는 “더 민주당이 지역에서 일찌감치 공천방식을 마무리한 뒤 후보를 내세웠다면 이번 선거결과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 누구도 장담못했다”고 지적했다. 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예전같지 않다고 해도 이른 바 지역에서는 적 어도 기본적으로 15~20%의 지지를 안고 가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인사는 “4년간 활동한 현역의원과 고작 한 달 남짓 지역에 머무른 무명(無名)이나 다름없는 후보간 격차가 12.37%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마침내 기나긴 선거는 종지부를 찍었다. 늘 그랬듯이 선거 이후에는 과제를 남기기 마련이다. 이번 선거 역시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선거기간 후보자간 고소․고발도 있었다.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선거 이후의 태생적인 결과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김 당선자가 먼저 손을 내밀며 추스를 필요가 있다. 그 것이야말로 지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진정으로 해소하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