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가 제7대 후반기 원구성을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마무리했다. 시의회는 4일과 5일 의장 및 부의장 등 의장단과 3개(운영, 행정복지, 경제건설)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쳤다. 하지만 원구성 과정에서 시의원간 갈등과 반목은 향후 시의회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편집자 주> 이번 시의회 원구성 과정에서 시의원간 갈등과 반목이 시작됐던 것은 국민의당 군산지역위원회가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을 내정하면서부터. 지방자치 자율성은 보장돼야 한다는 지역정치권의 간절한 바람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지역위원회는 의장에 3선의 박정희, 부의장에 재선의 김영일 의원 등을 내정했다. 또 운영위원장 김우민, 행정복지위원장 배형원, 경제건설위원장 나종성 의원을 선택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지역위원장인 김관영 의원, 이른 바 김심(金心)이 이번 원구성 과정에 깊숙이 작용하면서부터 당내 내홍은 점점 심각한 분위기로 흘렀다. 결국 진희완 의원과 한경봉 의원, 정길수 의원 등 3명이 김심의 내정에 반발해 의장 후보로 등록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역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자신에 대한 반기(反旗)일 수 있지만, 시의원들 입장에서 보면 지역위원장의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에 대한 도전일 수도 있다. 결국 진희완, 한경봉 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2명의 후보만을 놓고 치러진 의장선거에서 박정희 의원이 전체 24표중 14표를 얻어 10표에 머문 정길수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이 15명인 점을 감안할 때 숫자상만 놓고보면 이탈표는 없어 보이지만, 결과론적으론 더 민주당과 무소속, 새누리당 등 9명 모두 등을 돌린 셈이다. 다만 의장선출과정에서 국민의당 이탈표 가능성을 확신하는 분석도 있다. 부의장 선거에서는 국민의당 내홍이 어느정도 심각한지를 읽어볼 수 있다. 5선의 김경구 의원(더 민주당)과 재선의 김영일 의원(국민의당)은 1차와 2차에 이어 결선투표까지 12대12 동수(同數)가 나오는 초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부의장 선거 결과는 국민의당 내분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사실상 김심의 내정에도 불구하고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적 잖은 이탈표가 국민의당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傍證)한다. 이 때문에 수 열세에도 불구하고 김경구 의원이 부의장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적 잖은 손실인 반면 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 잖은 성과다. 결국 이번 원구성 과정에서 국민의당 내분 그리고 국민의당대 소수 정당 및 무소속간 갈등과 반목 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후반기 2년간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원구성은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의 자율성을 훼손한 대표적 사례다”면서 “앞으로의 시의회가 걸어야 할 길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원구성은 김관영 의원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의 자리였다”며 “결과만을 놓고 보면 그의 선택과 리더십에 흠집이 난 셈이다”고 혹평했다. 사실 이번 원구성을 바라보면서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좀 더 많은 것 같다. 이번 원구성 과정에서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이 자율적인 선택에 의한 것보다는 당론을 내세운 김심의 힘이 영향을 미친 것을 놓고 시의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탓이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시의회에 대한 정치적 소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존엄한 지방자치의 자율성도 사라졌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된 단적인 예라고 손가락질까지한다. 벌써부터 향후 2년간 시의회의 앞길이 암담하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따라서 시민들로부터 신뢰받기를 원한다면 시의회 스스로 이런 걱정을 기대로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우선 시의회내 절대 다수인 국민의당 의원들이 타 정당이나 무소속 의원들을 의정활동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협치(協治)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시의회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찾기 위한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