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영춘 의원(왼쪽)·강성옥 의원> 고등학교 동문 선․후배로 지내던 두 명의 시의원이 서로 다른 정당(政黨)의 ‘안방 살림꾼’으로 운명처럼 만났다. 국민의당 군산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은 길영춘 의원(임피, 서수, 대야, 개정, 성산, 나포면)과 더 민주 사무국장인 강성옥 의원(나운1~2동)이다. 길 의원이 강 의원의 군산동고 17년 선배다. 그러나 원내 정치 경험은 3선의 강 의원이, 원외 경험은 초선의 길 의원이 더 많다. 강 의원이 올해 8월 더 민주 사무국장 자리에 먼저 앉았고, 두 달 가까이 지나 길 의원이 국민의당 사무국장이 됐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바라는 마음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 도당과 지역위원회에 전달하는 역할이 바로 사무국장이다. 사실 두 시의원의 정치 인생은 같은 정당에 뿌리를 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 의원은 오랫동안 평민당(제13대)과 민주당(제14대),국민회의(제15대) 채영석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내는 등 정치 경륜이 풍부하다. 강 의원은 현재 더 민주당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몸담으면서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늘 주목받아온 인물이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전에는 두 시의원이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정치 인생항로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길 의원은 국민의당을 선택했고, 강 의원은 더 민주를 고수했다. 서로 다른 선택을 했지만 두 시의원의 관계는 지금까지도 돈독하다. 길 의원은 강 의원에게 줄곧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고 있고, 강 의원은 늘 길 의원의 풍부한 정치적 경험과 자산을 존중해오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어떻게 평가할까. 먼저 길 의원은 “(강 의원은) 정치적 영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정치적 소신이 남다르다”까지 했다. 반면 강 의원은 “정치적 경륜이 매우 높으신 분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랜 정당 경험을 통해 정치 흐름을 잘 파악하시는데다, 포용력이 뛰어나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두 시의원이 돈독한 고교 동문 선후배사이인 만큼 정치적 상생과 협치를 적극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두 시의원이 앞으로 창과 방패로 맞붙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각종 현안문제를 놓고 협력과 조율의 당사자이면서 한편으론 갈등과 대립의 장본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데에는 원외 사무국장의 직함을 지닌 이들이 동시에 현역 시의원이란 신분 때문이다. 사실상 원내 간사, 더 나아가 원내 대표 역할까지 맡다시피해야할 이들인 만큼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따라 원치 않게 갈등과 대립을 보일 수도 있다. 지역의 정치권 인사는 "동문 선후배가 서로 다른 정당의 사무국장에 각각 앉게 된 것 자체가 흥미롭다"며 "향후 정치적 안팎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친구도, 동지도, 하물며 선․후배도 없다는 정치판. 그 만큼 정치는 냉혹하고 냉정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럴까. 오는 2018년 지방선거가 점점 다가오면서 앞으로 이들의 활동과 역할이 주목을 더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