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하게 돌아가던 제19대 대선에서 군산지역 민심(民心)은 결국 문재인을 선택했다. 작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지역 민심이 1년여 만에 민주당으로 바뀐 것이다. 작년 총선과 올해 대선의 정치적 상황이 다르기에 그 결과만을 놓고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의 흐름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적 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최대 관심이기도하다.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대선 후 정치적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이유에서다. ◇민심의 역전(?)=작년 4월 제20대 총선만해도 군산지역 민심은 국민의당에 쏠렸다. 당시 전체 유효투표수 12만6112명중 국민의당이 5만4374표(43.11%)를 획득해 4만722표(32.29%)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을 10%p 이상 큰 차이로 따돌렸다. 당시만해도 이 결과는 지역 정치권에 충격적이었다. 더 이상 군산이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율에서조차 민주당이 다른 정당에 이렇게까지 밀린 적은 군산의 정치사(政治史)를 통틀어 극히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 결과가 달랐다. 문재인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이 전체 투표수 17만2330명중 10만9379표(63.65%)를 얻어 4만2387표(24.66%)에 그친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크게 눌렀다. 물론 대선과 총선 결과를 단순히 계량적인 수치로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대선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성격이 강한 반면 총선은 후보 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배출을 감안해 정당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의 정치상황은 다르다는 의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대선 결과는 지역 민심의 흐름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정치권은 대선결과에 따른 지역 민심에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민주당은 지역민들의 전통적인 지지세가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다른 후보에 비해 높았던 것이지 과거의 지지세를 확보했다고 속단할 수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지방선거=현재 군산지역의 경우 시·도의원의 비율은 국민의당이 절대적이다. 전체 도의원 4명중 민주당은 단 1명인 반면에 국민의당은 3명에 달한다. 시의원 역시 전체 24명 중 민주당은 비례대표 2명을 포함해 7명에 그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14명에 이르고 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현역 국회의원인 김관영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시도의원들도 동반 탈당한 결과다. 군산시의회내 제1당도 국민의당의 몫이 됐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구도가 계속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대선 표심으로 드러난 시민들의 정치적 선택과 성향을 예사롭게 볼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내년 지방선거로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리고 있다. 대선에서의 지역 민심이 과연 지방선거에선 어떻게 작용할 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간엔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예측을 하고 있다. 민주당측 한 인사는 "이번 대선을 통해 지역내 국민의당측 동력이 많이 약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소속 한 시의원은 "대선에서의 지역 민심을 잘 읽었다"며 "다만 대선결과만을 가지고 지방선거의 전망을 현 단계에서 섣불리 예측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관심은 더 크다. 지역에서의 대선결과가 군산의 정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에 관심이 적지 않다. 한 입지자는 이번 대선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적 이념과 소신이 아닌 이번 대선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정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 입지자들은 저마다 복잡한 셈 계산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