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딱 한 달 남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군산지역 후보들은 이 달 24일과 25일 이틀동안 후보등록을 거쳐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군산시장 선거는 지난 2006년 11명이 출마한 제4회 지방선거를 빼고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실망스런 선거’로 기록될 우려도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뚜렷한 정책 이슈는 부각되지 않은 채 그동안 후보자와 후보자간 지루하고 생산성 없는 공방전만 펼쳐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 지엠 군산공장의 철수 등 사상 유래없는 지역 경제 침체를 목전에 두고도 각 후보의 비전과 대안 제시는 상상(想像)과 이상(理想)의 경계를 염치없이 넘나들었다. 사실상 대안이라고 해봐야 표심을 얻기 위한 공허한 구호 수준에 그쳤다는 의미다. 그 대신 상호 비방과 폭로를 그들만의 선거전에서 가공의 무기로 삼았다. 그들이 경선과정에서 서로 각종 의혹을 주고 받은 것만 손 꼽아봐도 수 건.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각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전쟁을 치렀다.경선 후유증도 여느 선거때와 비교해 길어진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적 잖은 유권자들은 희망보다는 실망을 더 키웠다. 더 나아가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냉소를 부채질했다. 70대 원로 정치권 인사는 “정치 도의(道義)라는 것이 있는데, 시장 경선과정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으면 누가 이긴들 무슨 소용이겠냐”는 말을 남겼다. 이는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부족도 문제지만 공천 갈등에서 더 불거졌다. 경선 과정에서 깔끔하지 못한 경쟁을 펼친 민주당이 대표적이다. 최종 경선에 오른 예비주자들이 당초 정책 중심의 선거 약속을 깨고, 상호 비방과 폭로전으로 일관(一貫)한 것은 수 십년 지역에 뿌리를 둔 공당(公黨)으로서 가장 큰 오점을 남겼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경선에서 이기고 보자는 오만함과 자만함에 도취한 탓이다. 유권자들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민주당의 이런 모습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4년간 군산시 살림을 이끌 수장을 뽑는 시장 본선 대진표가 짜졌다. 모두 7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불어 민주당 강임준, 자유한국당 이근열, 바른미래당 진희완, 민주평화당 박종서, 한반도미래연합 윤정환, 무소속 서동석, 무소속 조남종 등이다. 전통적 텃밭을 수성하려는 민주당과 야당 및 무소속의 한 판 대결구도로 그려진다. 시장 본선에서는 민주적이고 성숙한 정책대결과 법과 원칙을 지키며 치를 수 있도록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만약 본선에서도 경선 때처럼 후보자간 정책 대결 대신 또 다시 비방과 폭로전으로 점철되어진다면 역대 ‘최악의 선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와 소통해야한다.그래야만 가뜩이나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오는 6월, 군산의 원대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백년대계 리더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