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군산조선소 전체 부지 180만㎡ 가운데 유휴부지 16만㎡에 15.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허가 신청을 냈다. 산자부는 군산시에 이달 말까지 태양광 설치에 관한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사실상 설치 불가 입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물론 지역사회가 일관되게 촉구해온 ‘조선소 재가동’과 다른 사업인 데다, 태양광 설치 시 재가동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설치와 관련한 법규를 검토하고 담당 부서들과 협의하는 한편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태양광 반대 입장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바라는 지역과 주민 여론을 고려할 때 설치불가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도 “군산조선소 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재가동을 하지 않겠다는 전제로 이뤄지거나, 재가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현재 허가 신청을 낸 유휴부지는 관련 법상 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고,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도 강해 태양광시설 설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재가동과 아무 관련이 없다면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유휴부지를 활용해 임대소득이라도 얻으려는 시도로 분석된다”며 “아직 현대중공업이 유휴부지 임대에 적극적이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군산경실련도 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지역주민에게 공장의 재가동으로 희망을 줘야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속내는 자사의 이익을 위한 방편으로 태양광 재생에너지 사업의 설비용량을 15.2MW로 하겠다는 망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 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군산시민이 보내준 성의를 보더라도 먼저 공장 재가동을 선언하고 공장 가동의 계획을 발표한 후 시민들과 함께하는 태양광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해도 된다”며 “현대중공업의 성숙한 기업 윤리를 기대해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처럼 지역사회가 군산조선소 내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와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현대중공업은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통해 “군산조선소에 태양광 발전시설 추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입장문을 통해 “동서발전으로부터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부지를 포함해 소유 전체 부지 중 유휴부지에 대한 태양광시설 설치에 관해 검토 요청을 받은 바는 있지만 전혀 진행된 바 없다”며 “다만 동서발전의 요청에 따라 타당성 조사를 목적으로 사용허가서를 발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회사의 결정된 입장인 것으로 비쳐지고 오해를 사게 됐다”며 군산시민께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부지를 태양광 발전 설치는 물론 조선업 이외의 용도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내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추진이 단순한 해프닝인지, 아니면 지역민의 반발에 한발 물러서는 기망의 모습인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