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삼복더위였다. 그러함에도 생존권 사수를 위해 지역어민들이 하나가 돼 대기업에 맞섰다. 이에 군산수협·군산시·정치권 등에서도 어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내 일처럼 나서 지역의 위기를 극복해 냈다.
김관영 의원, 군산 꽃새우 구매재개 도출
농심이 새우깡의 원료인 군산 꽃새우 매입을 재개키로 결정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국회의원(군산)이 이틀간 긴박했던 농심과의 협상이 결실을 맺었다.
지난달 31일 김관영 의원은 전날 국회서 농심 경영진과의 두 번째 면담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농심은 즉시 이날부터 새우깡 원료인 군산 꽃새우를 매입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농심이 군산 꽃새우를 재매입하기로 해 매우 다행”이라면서 “향후 군산 꽃새우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 어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것이며, 필요한 지원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새우깡 논란’은 당초 농심의 100% 수입산 원료 사용 결정이 도화선이 됐다. 농심은 낚시바늘, 그물 조각 등 이물질의 증가 등 품질문제를 이유로 올해 군산 꽃새우를 매입하지 않고, 외국산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농심과의 첫 번째 면담에서 “기업이 수익과 품질관리를 우선하는 것은 마땅하나(품질개선노력에 관한 어떠한 협의 한 번 없이) 지난 50년 가까이 원료를 묵묵히 수급해온 어민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역할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품질관리를 위한 농심과 꽃새우 어민들 간의 공조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시 김 의원이 제기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꽃새우 조어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농심이 군산 꽃새우 구매를 재개해 줄 것과 향후 품질개선을 위한 이해관계자가 함께하는 상생협력체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들 중 김관영 의원이 가장 강조한 것이 농심의 군산 꽃새우 구매재개였다. 전날 국회를 찾은 농심 경영진은 비록 품질이나 비용면에서 일부 감내할 부분이 있지만, 군산 꽃새우를 원료로 사용하겠다고 답을 얻어냈다.
이와 함께 품질개선을 위한 상생협력체 구성에 대해서는 매입 재개가 이뤄진 만큼 추후 논의를 이어가자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강임준 시장, 서해안 자치단체 연대
군산시가 꽃새우 수매사인 농심의 서해연안 환경오염 주장에 대해 서해 어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서해안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연대로 공동 대응키로 했다. 추후 이 같은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강한 견제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강 시장은 지난달 29일 간부회의를 통해 연안조망 꽃새우 가격하락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서해연안 환경오염에 따른 회사의 꽃새우 수매중단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확인하고 회사 측의 일방적 주장일 경우 범 서해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강 시장은 “서해연안환경 오염주장에 따른 꽃새우 수매거부는 서해의 모든 수산물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서해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상세한 현황파악에 이은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군산시는 전북도와 충남 서천군, 부안군, 고창군 등 서해인근의 자치단체들과 공동 대응을 위한 연대의사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꽃새우 수매회사 측에 공문발송과 함께 본사를 방문, 수매물량 배정을 요청하고 수협중앙회를 통한 군납 등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장기대책으로 꽃새우 특산품개발 및 수산물 건조가공공장을 설립해 박람회와 축제 등을 통한 판로를 개척과 소비를 촉진시킬 계획이다.
군산시의회, 농심 ‘감탄고토’ 중단 촉구
군산시의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농심이 서해바다 환경오염을 핑계로 새우깡의 원재료인 꽃새우 구매처를 미국 등 해외로 변경해 서해를 생계 터전으로 하고 있는 군산 어민은 물론 서해안 어민 전체의 생존권을 박탈하려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날 김경구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은 “전북도 어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와 이에 대한 어떠한 이론적 근거 없이 서해 바다 속 환경오염을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허위내용을 전파하는 등 어민들을 호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자 새우깡은 군산 앞바다에서 잡힌 꽃새우를 사용해 지난 1971년 출시 이후 48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하게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과자”라며 “ 이런 새우깡의 주 재료인 군산 꽃새우를 서해바다의 환경오염 등 불분명한 이유를 들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값싼 수입산으로 주원료를 대체해 이윤을 늘리려는 대기업의 얄팍한 수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경구 의장은 “48년 동안 농심을 믿고 납품해온 군산 어민들을 배신하는 농심의 비윤리적인 행태에 앞으로 국민들의 분노는 확산될 수밖에 없고, 국민과자로서 위상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군산지역위, 환경오염 주장 철회 요구
더불어민주당 군산지역위원회(위원장 신영대)는 지난달 29일 “농심 새우깡은 진정 국민과자를 포기하려는가”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농심은 서해바다 환경오염 주장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또한 군산 꽃새우 수매 중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산지역위는 “농심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민과자로서의 명성을 잃고, 전 국민적 농심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다.
군산지역위는 “서해바다 환경오염을 지적하는 것은 단순히 군산 꽃새우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해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이 환경오염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농심의 주장은 서해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군산, 김제, 부안, 고창 등 전북도 어민들은 물론 서해안 전체 어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로 규정지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영대 군산지역위원장은 “군산 꽃새우를 포기하고 값싼 미국 등 외국산 새우를 사용하는 것은 기업의 시장논리만을 앞세우는 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면서 “농심 새우깡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과자로 재탄생하기를 진정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