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김의겸(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년 총선 군산 출마가 뜨거운 관심사다.
김 전 대변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하기 위해 서울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복당이 받아들여지면 이미 민주당으로 출마를 밝힌 신영대 군산지역위원장과 당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황진 전북도당 군산혁신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마를 포기했다.
이에 앞서 최근 김 전 대변인은 건물 투기 논란으로 대변인 낙마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서울 흑석동의 상가주택 건물을 34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대변인은 “차액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총선 출마를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당 건물을 지난해 7월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5개월 만에 8억8,000만원의 차액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앞서 김 전 대변인은 지난 3월 흑석동 건물 매입 사실이 알려지며 투기 논란이 일자 청와대 대변인에서 사퇴했다. 그러다 최근 김 전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일으킨 흑석동의 집을 판다”며 “매각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하고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인데, 야당과 보수언론 등이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정책에 제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대변인은 ‘일부에서(차액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에 대해)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집 매각과 총선 출마 문제는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김 전 대변인은 “아직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한 것이 없다”며 “다만 어떤 결정을 하든지 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김 전 대변인의 출마가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김 전 대변인이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제출했고, 지역에서는 김 전 대변인을 지지하는 정치인 등이 세를 규합하고 있으며, 모처에 선거를 위한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전 대변인이 총선 출마가 확정적으로 거론되면서 지역정가는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문제는 김 전 대변인이 군산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민주당원이 아닌 김 전 대변인이 민주당 복당을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당내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여러 차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전략공천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권리당원 50%와 시민여론조사 50%를 합해 후보를 선출하게 되는데, 군산에서 활동이 거의 전무한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지지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물론 민주당이 총선승리를 위해 군산뿐 아니라 특정지역에 대한 전략공천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지역 당원과 입지자들의 불만으로 인한 내홍은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김 전 대변인의 경우 건물을 투기했다는 지적에 따라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났고, 이로 인해 야당과 일부언론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점도 본인과 민주당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지역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 전 대변인이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주당이 밝히고 있는 개혁․물갈이 공천과 전국적인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생물이어서 언제든지 상황이 변할 수 있지만, 현재 민주당의 방침대로 전략공천 없이 경선에 의한 후보 선출방식이 고수된다고 가정하면, 당원을 많이 확보한 정치인이 공천에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가장 큰 변수는 3선에 도전하는 현역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국회의원과 민주당 후보 간의 맞대결이 불가피한 만큼, 민주당이 인물과 경력, 인지도와 지지도 등과 관계없이 오로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년 총선 출마가 구체화되면서 지역정가가 조금씩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