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등 ESG 경영 지원하는 ‘참여 활성화’ 절실
기업의 사용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며 올해 출범한 정부사업 ‘K-RE100’의 참여율이 여전히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 중인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공공기관 350 가운데 K-RE100 참여기업은 5.14%인 18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결산기준 기업규모 현황’을 기준으로 기업 참여율을 보면, 전체 대기업 2,565개 중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1.16%인 30곳이 참여했으며, 중견기업은 전체(5,007)대비 0.13%(7곳), 중소기업은 전체(745,105)대비 0%(4곳)에 가까운 수준이다.
‘K-RE100’은 산업용·일반용 전기 소비자들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구매 및 사용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입한 제도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 중인 ‘RE100’ 캠페인을 국내 사정에 맞춰 도입했다.
이행수단으로는 한전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이행에 활용되지 않는 재생에너지) 구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해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자가발전 등 5가지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 RE100이 올 8월 기준 작년 가입기업(작년 8월 191곳) 대비 67%(올해 320곳) 증가 추세를 보인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의 K-RE100 참여율은 저조한 수준이다.
참여 기업·지자체 62곳 중 59곳이 이행수단으로 선택한 녹색프리미엄의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물량 1,782만7,000MWh의 6.9%인 123만7,595MW만 낙찰됐다. 하반기엔 참여 기업이 더 줄어 전체 물량 1,231만9,000MWh의 1.6%인 20만2,798MWh만 낙찰되는 데 그쳤다.
녹색 프리미엄 상반기 참여기업의 지난해 전기사용량과 비교해보면 대부분이 지난해 전력사용량 대비 10% 미만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K-RE100’ 참여 기업들의 이행수단이 녹색프리미엄으로 쏠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낮출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낙찰 형태로 에너지를 구입하는 녹색프리미엄은 REC보다 전력 단가가 낮고 에너지 전환 목표치 달성이 간편하지만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신영대 의원은 “EU 등으로부터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40% 이상으로 상향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RE100의 달성이 저조하게 되면 국내 산업 형편에 매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들의 낮은 참여율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K-RE100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프리미엄은 기본요금에 추가요금을 납부하는 기부금 형태의 낙찰제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구조라 볼 수 없다”며 “K-RE100은 당위적 접근이 아니라 인센티브 등으로 ESG 경영을 지원하는 ‘참여 활성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