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재고량 유지와 품종 다양화 이유로 신동진벼 보급종 퇴출
김경구 의원 ‘퇴출 반대 건의안’ 대표 발의…시의회 만장일치로 채택
전국 재배면적 13%․전북 53%․군산 68% 차지…최소 5년은 유예해야
군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쌀 품종인 ‘신동진’에 대해 정부가 보급종에서 퇴출하기로 하면서 농업인과 농업인단체 등에서 “윤석열 정부가 전북 농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4일 열린 제253회 군산시의회 임시회에서는 김경구 의원이 신동진에 대한 정부보급종 퇴출을 반대하는 뜻을 담은 ‘신동진벼 정부보급종 퇴출 반대 건의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 청와대 등에 송부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고량의 적정 유지와 품종 다양화를 근거로 신동진에 대해 2025년부터 정부보급종에서 퇴출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정부보급종 퇴출 의미는 혈통유지가 가능한 우수한 종자를 보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자체 등에서 종자보급은 할 수 있지만, 혈통유지를 통한 종자보급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당장 내년부터 신동진벼에 대한 공공비축미 매입도 하지 않기로 했다.
쌀값 제값 받기를 위해서 2005년부터 군산에서 본격 재배 시작한 품종인 신동진은 일반쌀에 비해 1.3배 크고 쓰러짐이 약해 거름을 많이 줄 수 없는 품종이다. 그래서 밥맛 좋고 차별화가 가능했던 품종으로 소비자가 뽑은 12대 브랜드 쌀에 가장 많이 선정된 품종이다.
더 큰 성과도 있었다. 우리나라 밥쌀시장의 판도가 바뀌었고 벼 대신 쌀로 유통되면서 신동진 품종은 전국 최하위 쌀값 수준에서 탈피해 중상위 시장까지 진입, 농가소득에 기여했다. 이러한 유명세로 전북지역은 물론 충남, 경남 일부 지역에서도 신동진벼를 재배하면서 전국 재배면적 1위 품종이 됐다. 군산시가 우리나라 쌀 경쟁력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를 제공했고, 나아가 호남지역 RPC 회생에도 직접 관여한 셈이다.
신동진은 전국 벼 재배면적의 13%에 달하는 대표 품종인 동시에, 군산지역 벼 재배면적의 68%, 전북지역 전체 재배면적의 53%에 달한다. 결국 농식품부의 신동진벼 정부보급종 퇴출의 의미는 군산과 전북지역 농민의 목을 죄 쌀 재고량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경구 의원은 “신동진 품종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그동안의 재배경험 등을 바탕으로 볼 때 재배에 대한 부담감 없는 상황에서 보급종 퇴출은 지역 농민을 죽이는 일”이라며 “새품종 도입을 위한 지역적응시험 등 기후와 토성에 맞는 매뉴얼 재정립 기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갑작스러운 품종 교체로 인해 많은 혼선이 예견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신동진벼 공공미축미 지속적으로 수매하거나 불가능할 경우 최소 5년간은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