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건강상의 피해가 가중된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군산시가 이러한 원인 파악은 물론,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경봉 군산시의원은 7일 제257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하면서 “시가 산단 인근 주민들의 건강위험도를 파악하고 환경유해인자 관리 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건강영향조사를 전북도에 청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한 의원은 “새만금과 군산 국가산단 내 입주업체 중에는 대기오염물질과 폐수 배출시설들이 상당해 인근 비응도동, 오식도동, 소룡동, 내초동에 거주하는 1만7,000여 시민들의 환경오염 피해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특히 산단을 포함한 인근 지역에는 사업장 내 자가소각시설을 포함해 폐기물 소각시설 7개소, 폐기물 매립시설 2개소가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 해에만 총 40만3,000톤의 폐기물이 소각되거나 매립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반복되고 있는 산단 내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는 게 한 의원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실제 지난 2016년 오식도동 주민들이 건물 옥상에 쌓여 있던 분진을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납 성분이 기준치의 15배가 넘게 검출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며 “주민들은 각종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 등 피부병에 시달리고 심지어 암 환자까지 늘어나면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으로 인근의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과 폐기물 처리시설을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은 수년째 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는 제대로 된 환경오염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2020년에 한 차례 실시한 산단 환경오염 조사에서도 대기질만 조사하는데 그쳤다”고 꼬집었다.
또한 “당시 전문가와 언론은 주민들의 생활공간에 쌓여 있는 분진과 토양오염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시는 이를 조사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금속이 몸 안에 쌓여 있는지를 검사하는 항목조차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민원을 제기하는 산단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관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어떤지, 그 현황 파악조차 안하고 있는 시의 무관심과 무능함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경봉 의원은 “시가 산단 인근 주민들과 적극 협의해 전북도에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기를 제안한다”며 “건강영향조사는 환경과 건강 자료조사, 환경유해인자의 노출평가, 질병발생률 비교·분석 등 건강위험분석, 건강영향평가를 포함하고 있어 산단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이 위태로워진 원인을 파악하고 향후 대책을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사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을 위해 필요한 주민들의 진료기록이나 각종 오염도 측정자료,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현황자료 등을 주민들의 손으로 준비하기에는 그 절차나 과정이 어렵기에 시가 적극적이고 다각적으로 주민들을 지원해 전북도에 청원이 수리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군산지역에는 4개 산단(새만금·군산·군산2국가산단, 군산일반산단)이 위치해 있으며, 이 가운데 대기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142개소, 수질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47개소, 대기와 수질 오염물질 복합배출 사업장 145개소 등 총 334개소의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