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이 일제강점기에 최대의 혜택을 받아 급성장했다’는 이건식 전 김제시장의 발언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탈과 항일의 아픈 역사를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으로 극복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윤신애 군산시의원은 7일 군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언론을 통한 이 전 김제시장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다크 투어리즘을 군산관광의 새로운 유형으로 기획하자고 집행부에 제언했다.
윤 의원은 “최근 김제시의회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무지몽매한 역사 인식이 군산과 김제시 간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특히 새만금 미래 김제시민연대 고문인 이 전 김제시장이 도내의 한 언론매체를 통해 한 발언은 역사 인식이 부족한 것을 넘어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일부 극우파와 같은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력을 착취하고 쌀을 수탈하기 위해 도로와 철로를 개설한 일제의 약탈 결과를 근대 발전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아픈 역사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이 전 김제시장의 발언에 군산시민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고 질타했다.
특히 “군산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흔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도시”라면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이 상처들은 역사의 비극적인 장소를 찾아 교훈을 얻어가는 다크 투어리즘으로 극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수탈과 항일의 역사현장을 재조명하는 것은 물론, 조선은행을 과거 은행으로서의 기능을 살려 관광 상품과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관심을 받았다.
먼저 윤 의원은 ▲조선은행을 방문객 쉼터로 활용해 관광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할 것과, ▲현재 운영하는 군산사랑상품권과 고향사랑기부를 연계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조선은행을 비롯한 수탈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역사문화 굿즈의 제작 판매 ▲한강이남 최초의 항일 독립만세운동인 군산 3·5만세운동에 대한 홍보장소로 활용할 것도 제안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시는 관광객 유입 요인에 대한 분석과 관광객의 니즈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이렇다 할 관광객 확보 지표도, 지향 목표도 없는 정책적 현실이 군산관광의 미래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관광소비 트렌드 반영과 정밀한 관광지표 마련, 나아가 관광을 통한 근대역사문화의 인식 개선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탈과 항일의 역사현장을 교육적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지역공간의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장소 정체성(place identity)을 만들어가고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연계할 것”을 집행부에 촉구했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