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영동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상가번영회와 설계사 측간 입장차이로 번지고 있어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영동상가번영회는 최근 영동상가에 대한 경관사업이 시의 일방적인 행정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관련 사업을 전면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항의방문을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영동상가번영회의 입장과 달리 지난해 현상설계공모를 통한 모형아케이드 조형물로 당선됐던 전주소재 G건축사는 예산문제 등으로 상가번영회 측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동상가의 특화사업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으나 시와 대립에 이어 상가번영회와 설계업체간 입장 조율이 어려워 상호간의 입장차이가 확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화거리 사업의미 = 시는 원도심의 희망의 불씨인 영동상가를 상권의 회복과 경제인구 외부유출방지를 위해 이곳을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원도심의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시는 당초 영동상가에 대해 아케이드 설치 등을 통해 특색과 경쟁력을 갖춘 상권으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예산문제와 최근 경향의 변화로 주된 사업인 아케이드사업을 백지화하고 도로포장과 기반정비에 중점을 두는 경관조성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 사업으로 책정된 17억여원의 예산중 대부분을 바닥공사(도로포장)와 기반정비에 사용하고 영동거리간판시범사업에 7억30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영동상가번영회의 입장은 현상공모에 당선된 설계업체는 물론 시와도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상가번영회는 자체 예산을 들여 도심공동화 예방과 지역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과 유럽 등을 벤치마킹하는 등 지역발전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로 상가번영회는 아케이드사업을 스스로 포기하고 친환경적인 거리의 재구성이라는 시대적인 조류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미 서울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전개했는가 하면 포항과 전주는 도심 물길조성 등과 같은 특화거리 조성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한계 = 상가번영회 측의 반대이유는 극명하다. G건축사측의 안은 거리의 정체성이나 친환경적 조류 등은 물론 도시의 특성과 역사성이 결여된 작품으로 예산낭비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수십억원을 투입해 새롭게 단장했던 익산 중앙시장의 바닥공사는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공사전후 상권 부활과 다소 먼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이곳의 상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주 구도심지역의 명품거리도 이같은 상황은 마찬가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G건축사는 기존 실패사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바닥공사와 거의 흡사한 형태의 제안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도심의 특화거리의 성공을 위해 거리 이용자는 물론 주변지역 주민, 그리고 사업주체들의 의견반영과 욕구충족을 중요한 성공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지역의 이해당사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선 공사설계에서부터 공사기간 내내 민․관, 사업설계자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사업시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많은 전문가와 영동상가번영회 측은 이같이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상가번영회측은 “아케이드라는 거대한 구조물이 없어지고 거리의 경관을 통한 특화거리 조성은 설계사의 디자인에 많은 역할이 부여됐다”면서 “하지만 설계를 맡은 G건축사는 기대 이하였을 뿐 아니라 공모전 당시 공모작품 또한 외주업체의 도움을 받은 작품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서 상가번영회 측의 기획안과 여전한 입장차이 = 상가번영회측은 공모작 또는 G건축사의 설계안을 특화없는 특화거리라고 단정한 뒤 그동안 자체적으로 해외연수경험과 국내외 사례를 통해 얻은 내용을 갖고 구체안을 제시했다. 상가번영회는 그동안 전문가들이 지적한 특화거리의 필요조건인 지역정체성 확보와 함께 친환경적 거리,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거리형태를 지닌 ‘세계의 거리’(안)을 도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300m 3개 블록의 일자형거리를 지니고 있는 영동을 아메리카의 거리와 군산을 상징하는 군산의 거리, 유럽의 거리를 조성한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간판사업과 조형물들이 연계된 경관사업의 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G건축사는 예산문제와 시와의 입장문제 등을 고려, 바닥공사이외의 경관시설물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군산시도 예산문제와 실행가능성 문제 등 때문에 상가번영회 측의 입장과는 여전히 거리감을 두고 있는 상태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과 공간부족 등으로 상가번영회측이 제기한 세계의 거리의 개별 아이템을 바로 소화하기 어렵다”면서 “좋은 방안이지만 이를 현실화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