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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배우려 합니다

"써보고 또 써보고 해도 자꾸 잃어버려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지.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몇 글자 알게 됐어요."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9-05-14 11:36:29 2009.05.14 11:36:29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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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보고 또 써보고 해도 자꾸 잃어버려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지.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몇 글자 알게 됐어요. 물을 부어도  밑으로 빠져나가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자라는 콩나물 시루 같았어요. 이젠 다 알기 전에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구만."   "예전엔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운전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던가 아니면 안내판 글자를 그림처럼 외워 알아채곤 했지. 그런데 요즘 안내판에 써있는 내가 사는 동네 이름보고 버스를 탄답니다. 게다가 며느리 눈치보지 않고 은행에 가서 돈도 찾으니 세상이 정말 달라 보이네요."   올해로 '비문해(非文解) 제로 학습도시 조성사업'2년째를 맞고 있는 군산지역 25개 읍면동의 42개 학습장.   시민 서옥순(60)씨와 박연심(73)씨는 '비문해 제로 학습도시 조성사업'을 위해 개설한 동네 학습장에서 수개월째 배우고 있고 이들의 동창생들은 주로 여성노인층과 이주여성, 남성 노인층 등 450여명에 달한다.     ◇ 비문해 제로 학습도시 조성사업은 = 문해교육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초능력이 부족해 가정·사회 및 직업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자해득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으로 그 성격상 모든 교육, 특히 평생교육의 첫걸음이다.   #평생교육의 첫걸음 '문해교육'- 비문해 제로 학습도시 조성사업은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은 군산시에서 관련 기관단체 및 기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업. 이 사업은 30여명의 문해교육 전문교사를 채용해 읍면동 주민자치센터 및 기존 문해교육기관에 배치, 관내 6만여명의 비문해자 및 교육소외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교육 소외계층에 대한 평생교육서비스 제공으로 사회통합과 교육 안전망 구축하고 문해교육전문가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두가 참여하는 '평생교육' - 이에 앞서 군산지역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이 같은 사업을 민간영역에서 추진, 오늘의 비문해사업의 모태가 됐다. 특히 찾아가는 문해교육 운영사업의 모범사례인 문해교육 파견학습장 운영사업은 시민교육센터(군산청학야학교 대표 주창근)가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최근 4년 동안 6개 읍면에 8개 학습장을 개설, 운영해왔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 문해교육 인식 개선 및 새로운 문해교육 모형으로 떠오르는 등 그 파급효과를 인정받아 제2회 평생학습대상 기관·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군산시도 지난해 부터 민간주도로 이뤄지던 문해교육을 지역 전체로 저변을 확대하고 교육소외계층에 대한 평생교육차원에서 지역사회가 함께 동참하는 문해교육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전문운영기관 및 교원확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행정 및 재정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단계적인 계획을 수립, 본격 추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부터 문해교육의 저변확대 및 문해교육기관의 역량강화를 위한 문해교육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지원, 사단법인 한국문해교육협회 군산지역협의회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역 문해교육에 대한 중심수행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여기에다 읍면동 주민센터 및 마을회관 경로당 등을 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학습자 모집 홍보 및 운영비 지원 등 행정·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OCI(동양제철화학의 새이름) 군산공장도 사회공헌차원에서 문해교육지원사업에 재정지원의 방식으로 이 사업에 동참, 지역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통한 노동부의 인건비지원은 전문인력 양성 채용의 기반이 됐다. 이 사업은 노동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지역기업 등이 함께 참여해 추진함으로써 지역 차원의 효율적인 연계를 통한 평생학습 네트워크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사업 성과 및 과제 = 문해교육이 단순히 한글을 학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만큼 기본 영어와 한자․ 대화기술․ 생활과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그동안 400여명에 머물던 학습자 수를 올해에는 600여명으로 확대, 많은 비문해자들이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33명의 교사를 채용한 후 문해교육사 양성과정 기본과정을 이수, 3급의 자격을 취득하도록 했고 올 해에는 심화과정으로서 2급 자격 취득을 지원해 보다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비문해자는 예상외로 많다. 적게는 수만명에서 최고 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보다 이미 100여년 일찍 의무교육을 시행해온 프랑스 및 미국 등 선진국들도 성인 인구의 25~30%정도가 비문해자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를 갖추고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문해교육의 의미가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기초 교육이란 점에서 단순히 읽고 쓰기만이 전부가 아니다. 특히 시대가 갈수록 복잡·다양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비문해자들이 양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문해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관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윤요섭 (사)한국문해교육협회 군산지역협의회장은 "비문해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전제한 뒤 "우리 지역에서 활성화된 이 사업이 소외계층 교육지원을 통한 교육안전망 구축과 사회통합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철 인재양성과장도 "정부차원에서 학습자들에 대한 초등학력인증방안 마련 등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시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제도 마련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전국적인 모델 지역으로 거듭나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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