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장한 전북유일의 다기능 복합어항인 비응항이 상업용지, 수산물 가공, 관광 휴양시설, 생활문화공간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 자칫 제2의 비응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 도로 개통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객들의 눈과 감성을 잡아 놓을만한 마땅한 특색은 갖춰지지 않은 채 일부 상가와 원룸 등만 조성되는 등 활성화가 더뎌 인근 부안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동양건설산업이 100% 출자한 (주)피셔리나는 당시 해양수산부와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의해 새만금방조제 시작점인 비응도 전면해상 일원에 새로운 어항과 배후도시를 개발에 착수, 국비 595억원과 민자 1180억원 등 총 1775억원이 투자되는 민간자본투자사업을 마쳤다. 이에 따라 전체 49만5000m²의 면적 중 어항시설 8만3641m², 배후부지 41만1981m²를 조성, 새만금방조제와 함께 군산의 주요 수변관광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친수 위락공간 조성과 어획물의 선도유지, 활어위판 도모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등 해상관광기지 및 유통 중심의 복합다기능 어항으로 만들어진다는 계획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분양 또한 순항했다. 또한 기존의 단순한 어항기능에 그치지 않고 상업용지, 수산물 가공, 관광 휴양시설, 생활문화공간 등이 갖춰지는 국내 최초의 관광복합어항이라는 점에서 향후 군산의 관광 흐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최근 이곳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현재의 비응항을 바라보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찾은 비응항에는 전북유일의 다기능 복합어항이라는 수식어를 뒷받침할 만한 랜드마크를 찾아볼 수 없는데다 시민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과 문화공간 등은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어업인들의 반대로 시나브로 개장했지만 아직까지 토지소유주들의 투자가 미비해 개장에 앞서 자졌던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로 황량함이 감돌았다. 비응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난해 개장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량함에 실망했다”며 “내년 새만금 방조제 도로 개통에 군산시와 시민이 역량을 모으고 있는 반면 정작 주인공이 돼야할 비응항은 손님을 맞기에는 턱없이 부족함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피셔리나는 지난 2006년 조성에 들어가 2007년부터 분양한 비응항 전체 313필지 중에 항만시설부지를 제외하고 건축허가가 난 곳은 36필지로 전체 11.5%에 불과해 활성화가 묘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비응항 개발 현황에 따르면 근린시설 46필지, 식음시설 118필지, 판매시설 80필지, 어시장 3필지, 업무시설 17필지, 숙박 및 위락시설 38필지, 유희시설․관광숙박시설․워터파크․공장이 각각 1필지, 기타 7필지 등 모두 313필지에 건축물들이 들어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근린시설 9필지, 식음시설 12필지, 판매시설 7필지, 어시장 1필지, 업무시설 2필지, 숙박 및 위락시설 5필지 등만 건축물이 들어선 상태다. 이와 함께 군산수협이 비응항에 어민 편익시설이 갖춰진 위판장을 마련해 운용하기로 했지만 위판을 위한 부대시설들에 대한 준비가 늦어져 빨라야 올해 10월께나 개장할 것으로 예상돼 관광객과 어민 누구하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군데군데 상업시설 등이 지어지고 있어 활성화를 기대하는 주민과 상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비응항 조성과 분양을 했던 피셔리나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악화돼 토지소유주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경기가 좋아지면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추상적인 답변만 해왔다. 이에 대해 비응항에 둥지를 튼 일부 음식점과 판매시설 관계자들은 “비응항을 조성한 피셔리나는 분양이 종료된 시점에서 사실상 관심을 끈 상태”라며 새만금 방조제 개통을 앞두고 불만이 가득하다. 특히 관리주체인 군산시가 비응항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 지정과 같은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토지소유주들의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