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주민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도 반갑게 맞아주지 못하는 처지여서 데면데면 했습니다. 화해의 자리를 통해 반갑게 맞아주는 주민들의 얼굴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일 개야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부의 조작으로 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 속에 살았던 주민과 가족들이 30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았다”며 “화합행사를 계기로 늦게나마 이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80년대 간첩으로 몰렸던 납북귀환 어민이 잇따라 누명을 벗은 개야도에서 주민간 화해의 자리가 9일 마련된다. 옥도면 개야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주관으로 ‘납북귀환어부 사건 진실규명 결정에 따른 개야도 주민 화해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1980년대 간첩으로 몰려 처벌받았다가 최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서창덕, 정삼근 씨 등 납북귀환 어부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로 당시 이들의 간첩행위를 허위 증언했던 주민이 만나 그간의 불신과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주민들은 “개야도 주민들은 납북과 조작이 있기 전에는 한가족처럼 지냈지만 정부의 조작이후 자칫 불똥이 다른 주민들에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로 피해 당사자는 물론 주민들이 서로를 경계하는 삶을 살았다”며 “평화롭던 개야도에 이 같은 불신을 남긴 정부에 대한 미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안타가운 마음을 전했다. 다만 “행사를 계기로 주민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해 예전같이 가족처럼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야도는 군산에서 2km 가량 떨어진 인구 1000여 명의 작은 섬으로 1980년대 북한으로 납북됐다가 돌아온 어민들이 보안당국에 의해 간첩 혐의로 처벌을 받았지만 법원은 최근 이들에 대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