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수협의 개혁은 어디로 가나. 최근 16년만에 수장이 교체된 군산수협은 구체제와 도덕적 해이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임 최광돈 조합장은 최근 본보와 인터뷰에서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선언하고 나서 조직개혁의 강도와 방향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산수협은 그동안 고위간부와 중간간부 등이 횡령에 참여, 사법처리되는 등 조직의 도덕성 해이가 그 어느 조직보다 심각했는가하면 방만한 경영으로 조합원과 시민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또 지난 90년대 초 전국 수협 중 알짜조합이었지만 약 10여 년 동안 제대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자기자본이 잠식, 정부로부터 공적자금까지 받는 최악의 조합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신임 조합장이 직전 조합장의 장기집권으로 조직 내부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조직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단순 인적쇄신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임 최 조합장은 조기경영정상화를 위해 일반지도사업의 경우 직제는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 조합장은 특히 지도사업부서는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관리와 지원하는 부서로 조합의 중추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경력과 능력을 고려, 공정하게 발탁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많은 시민들과 조합원들은 과거처럼 군산수협이 최고 반열에 다시 오르기 위해선 뼈를 깎는 아픔이 있어야 가능한데 대대적인 조직 정비없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사례는 반면교사일 수 있다. 홍성주 전 행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해왔지만 새로 취임한 50대의 김한 행장은 대대적인 조직개혁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사진을 젊은 인사로 대거 교체했고 분야별 전문가들을 영입했는가 하면 조직기여도가 낮은 인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직개혁을 예고하고 있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 50대 중반의 간부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군산수협은 전임 조합장 사람으로 손꼽히는 인사들이 대부분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조직 내부를 관장하고 있는 상임이사와 한판승부도 예고돼 있어 양측의 대립은 차츰 현실로 나타날 조짐이다. 초기 조직개혁에 앞서 조직적인 저항이 일어날 경우 조직개혁은 그만큼 험로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