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행위 자기방어적인 접근… 후유증 예상외로 커 "접시 깨는 사람이 일을 많이 한다(?)" 최근 군산시가 비응도 호텔 건립을 위한 사우디 업체 유치 실패와 계속된 감사 등에 따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직원들이 대형사업이나 사업 검토 등에 있어 소극적으로 접근하거나 타기관에 의뢰를 하는 사례가 속출, 보신주의에 의한 자기 방어적인 접근이 아니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대형사업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공직자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사업추진 과정에서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형사업 유치 실패와 강도 높은 보복 감사 등이 실제로 시 전체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후유증 극복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과거 자신감 없었던 시절 군산시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앞으로 나가느냐와 과거로 회귀하느냐 라는 해묵은 논쟁에 빠져들고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사업 추진 실패 '후유증'= 군산시는 최근 수 년 동안 대형사업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거나 성공리에 추진되는 사례가 많아 행운이 따르는 대표적인 자치단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시는 얼마 전까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및 기업 유치 실적에 있어 전국 최고의 지자체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사업 유치 실패로 인한 후유증은 도처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사우디 S&C사의 비응도 호텔건립 무산 건이다. 시는 2009년 6월 사우디 S&C사와 가계약을 맺은 이후 호텔건립 문제가 2년동안 지연되자 계약을 공식적으로 해지하는 절차를 밟았고 여전히 특별한 방안을 마련치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언론과 시의회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한 자체책임론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책임선상에 있었던 인사들은 내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트라우마였다. ◇잇단 감사의 노이로제 우려 = 공직자들의 책임론 중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감사원 등 상급기관의 감사와 사법당국 수사로 압축된다. 문동신 시장 부임 이래 안정적인 행정운영으로 커다란 외환은 없었지만 공직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최근 미장지구감리용역업체 선정에 대한 전북도 감사였다. 전북도는 지난 7월 이후 미장지구 감리용역업체 선정을 앞두고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감사를 벌였다. 감사의 배경은 부시장 인사에 대한 조직 길들이기 차원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의외의 파문을 낳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는 그동안 미장지구 감리용역업체에 대한 선정문제를 놓고 일사부재리원칙을 어겨가면서 두차례의 감사를 벌였고 재심의과정에서 철저한 조직이기주의로 일관하면서 감사까지 상급기관의 새로운 통제 도구로 활용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가 미장지구 감리용역업체 선정과 관련, 감사처분에 이의를 제기한 군산시공무원에 대한 재심의에서 계약실무자 1명을 제외한 국장 등 5명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려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시는 이 같은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면서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혀 전북도와 군산시간 갈등이 제2라운드를 맞고 있다. 게다가 도는 군산시의 반발이 예상외로 커지자 자신들의 입장을 도내 언론에 해명하는 여론전까지 전개, 양측의 갈등양상이 최악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다 군산과 도내 아파트업체 등 일부 민간사업의 경우 각종 감사 의뢰와 언론플레이, 시의회의 공사 구분 없는 막무가내식 압박(?) 등이 만연하면서 심각한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공무원들의 반응 '예상외로 심각'= 시청 공무원들은 이들 사건의 경험으로 대형사업이나 중요한 사항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상당한 후유증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사업의 허가과정 등에서 철저한 사업 점검을 이유로 과도한 서류 등을 요구하는 형식주의가 만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장시간 검토라는 불필요한 행정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A씨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험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으로 서류 만능주의 때문에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험을 겪기도 했다. 또 잇단 강압적인 감사를 경험한 시 직원들은 입찰의 경우 일정규모이상은 조달청에 발주하는 사례까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추진과정에서 사업부서와 회계부서간 책임 논란에 이어 감사부서에 감수를 의뢰하는 사례까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밖에 시의회의 일부 민간사업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도 사업부서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공직사회가 크게 위축되고 있어 시 고위인사와 노조 등의 외부세력에 대한 방어적인 논리 개발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윗선의 눈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만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사업부서의 한 공직자는 "전북도의 감사 등도 공직분위기를 위축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시의회 업무보고과정의 인격모독과 과도한 사적인 이익대변도 도를 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트라우마(trauma)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경우에 한정되는 용례가 많다. 트라우마는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일이 극히 많으며 이러한 이미지는 장기 기억되는데, 트라우마의 예로는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불안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