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문화회관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서 또 다시 활용방안을 놓고 군산시가 고민에 놓일 처지가 됐다. 두 차례나 입찰이 무산돼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 방침을 밝혔는데도 아직까지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나운동 대학로 308번지에 자리한 지하 1층, 지상 3층의 시민문화회관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시의 이러한 매각 방침은 예술의 전당 완공으로 두 개의 공연장이 필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재정 건전성 확보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시민문화회관을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번번히 무산되면서 올해부터 수의계약방식으로 돌려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89년 5월 개관한 시민문화회관은 대지면적 7879㎡(2383평), 연면적 4491㎡(1358평) 규모로 매각대금은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122억9900여만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 초 수의계약 매각공고를 낸 이후 아직까지 마땅한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민문화회관을 매입할 자격대상도 사실상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시민문화회관 규모와 지리적 위치 등을 놓고 보면 한 때 대형마트 또는 종교단체 등이 매입자로서 물망에 오른 것도 사실. 하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인근에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기에 전통시장 상권 보호차원에서 입점이 불가능하고, 종교단체는 해당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부 교회가 매각대금에 대해 문의를 해 온 적만 있었을 뿐 마땅한 주인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 매입자를 찾지 못할 경우 또 다시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을 놓고 시가 적 잖은 고민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런 이유를 들어 지역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활용해야한다는 입장이 일고 있다. 예술의 전당의 경우 전문 공연예술인들의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시민문화회관은 지역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의 터전으로 활용토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예술의 전당의 경우 1200석 규모로 지역 순수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이 사용하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또 예술의 전당 1층 전시장 역시 약 80평에 불과해 시민문화회관 180평보다 작아 전시공간으로도 부족하다는 점도 이런 주장이 힘을 얻는 또 다른 이유다. 여기에 예술의 전당이 순수문화예술에 한해서만 대관이 허용되는 것도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이 다시 등장하게 된 원인이 되고 있다. 얼마 전 지역의 한 학교가 예술의 전당을 사용하려다 종교행사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대관이 불허된 것이 하나의 사례다. 익명을 전제로 한 시의원은 "매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시민문화회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문화회관이 한국 현대건축물을 가장 한국적으로 승화시킨 건축가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김중업 선생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활용방안에 힘을 보탰다. 시의회 강성옥 의원(사선거구)도 지난 16일, 시의회 정례회 회계과 업무보고에서 현재 수의계약으로 매각에 나선 시민문화회관을 연말까지 매각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시 당국의 처리방안을 물었다. 시민문화회관을 재산관리중인 시 회계과는 "올해말까지 매입자가 없을 경우 시의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시민들이 공감하는 활용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마땅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가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