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에서 고려시대 숭산행궁지가 발견됐다. 군산대학교 박물관(관장 김종수)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군산 선유도 망주봉 남쪽 기슭에 대한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고려시대 임금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지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숭산행궁에 대한 기록은 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한 후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처음 나타났다. 고려도경에 의하면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의 주관으로 군산도(지금의 선유도)에서 국가차원의 대규모 영접행사가 열렸다. 군산도에 숭산행궁을 비롯한 군산정, 자복사, 오룡묘, 객관 등 국가 중요시설이 들어서있어 당시 군산도의 위상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군산대는 지난 2000년대초부터 선화봉사교려도경 기록을 바탕으로 고군산군도에 대한 자체지표조사를 꾸준히 실시해왔다. 지표조사 결과, 선유도 망주봉 주변에 숭산행궁을 비롯한 고려시대 건물 터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최고급 청자편과 기와편 등이 산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문화재청과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숭산행궁 추정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건물의 기단석과 적심시설, 담장시설 등이 일부 확인됐고, 청자양각도철문원형향로(靑磁陽刻饕餮文圓形香爐)편과 청자상감국화문합(靑磁象嵌菊花紋盒)편 등 고려시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제작된 유물들이 출토됐다. 김종수 관장은 “고려시대 국가 주요시설이 확인된 만큼 망주봉 주변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져야하고 이를 계기로 유적지 장기보존을 위한 문화재 지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숭산행궁을 비롯한 주요시설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비방안을 마련한다면 향후 새만금 국제해양관광단지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