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헤어진 부모님을 한 시도 잊은 적 없어요. 부디 한번만이라도 부모님 얼굴을 뵙고 싶어요…” 지난 2일 한 줄기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본사를 방문한 최동훈(과거 이름 최복례․26) 씨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최동훈 씨는 전북 익산에 살고 있고 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2년간의 직장생활 후 올해 원대 스포츠산업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자신이 태어난 군산을 몇 번이고 찾아오고 싶었지만 학업과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번번이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 그 동안 몇 번이나 다른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부모님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렇다 할 결과도 없었다. 때문에 최 씨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하루속히 부모님을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1990년 4월 30일에 태어난 최동훈씨는 출생한 지 3일 만에 군산 모세스 영아원에 맡겨졌고, 5살 때 애육원에 입소했다. 태어나자마자 복지시설에 맡겨진 최 씨는 친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릴 적 ‘최복례’라는 이름도 누가 지었는지 모른다. 당시 아동 카드를 보면 그는 ‘태어날 때 많이 아프고 선천적인 심장 질환과 척추이상을 겸한 아동’이라는 내용과 ‘아버지가 질병으로 인해 노동력이 없어 생활이 곤란하므로 양육할 능력이 없어서 시에서 보호를 의뢰했다’는 내용뿐이다. 부모님을 찾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은 유년 시절을 애육원에서 보낸 기억이 전부였다. 그런 최 씨가 지난 2013년부터 부모님 찾기에 나섰다. 먼저 군산경찰서와 군산시청에 출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부모와 헤어진 시간은 너무 길었고 그의 기억도 유년시절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리저리 도움을 요청해도 “잘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그 후 ‘군산 개정병원에 입원한 후 영아원에 옮겨졌을 것’이라는 얘기를 주변을 통해 전해들었다. 선천적인 질병으로 많이 아팠고, 미숙아로 태어나 영아원 입장에서는 개정병원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최 씨는 “개정병원이 이미 폐쇄됐다고 해서 알아보던 중 보건소 등에서도 확인을 해 봤지만 시간이 10년 이상 지난 후라 자료가 폐기됏다는 씁쓸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는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최동훈 씨에게 있어서 친부모란 미움도, 원망도 아닌 그리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최 씨가 부모님께 남기는 한 마디. “부모님! 제가 선천적으로 미숙아로 태어났고 청력도 좋지 않았지만 수술을 통해 지금은 지금은 매우 건강하고 별탈 없이 잘 성장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저를 좋은 곳으로 맡기고 가셔서 이렇게 건강히 살아갈 수 있었고, 낳아주셨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한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부모님을 찾고 얼굴이라도 뵙고 싶습니다…멀리서 보고 계신다면 꼭 연락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