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은 일흔 평생 해 온 삶의 전부입니다…힘 닿는 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이발으로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싶어요” 한 어르신이 30여년간 한결같이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바로 천성환(71)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이다. 천 할아버지는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신애원 어르신들을 상대로 이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가 처음 이발을 시작한 것은 20대 청년시절. 몸은 예전 같지 않다 할지라도 열정은 그때와 다를 바 없다. 이발봉사는 찜통 더위가 엄습해도, 몸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단 한 번을 빠지지 않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한결같은 이발봉사를 해 온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발봉사는 이미 그의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발을 하러 복지시설에 나가지 않으면 손이 근질거릴 정도”라는 최 할아버지. 나무껍질처럼 거칠어진 주름 가득한 손바닥이 궂은 봉사를 마다하지 않은 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한결같은 그의 발자취는 지인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의 지인들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발 봉사에 임하시는 모습은 주위에 본보기가 되기 충분하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시설 내 어르신들도 이발이 끝나면 “고맙습니다”라며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곤 한다. 신애원 최성운 원장은 “바쁜 일상 속 가족과 생계를 위해 뒤 돌아보지 않고 ‘내 일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세상 속에서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곳 어르신들의 이발을 게을리하지 않은 어르신께 항상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그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쑥스럽다. 단지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이발을 지금까지 습관처럼 해 온 것일 뿐”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우러나온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말하는 천 할아버지에게서 정겨운 사람 냄새가 난다. 신애원 이발봉사를 하지 않는 시간에도 군산지역 다수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이발 봉사를 하는 천성환 할아버지. 그가 이발 봉사를 하며 만나는 어르신들만 해도 하루평균 4~50명. 매월 1회 봉사할 때마다 기본 10시간이 소요된다. 더벅머리가 된 어르신들의 머리카락도 그의 손길에 시원한 스포츠 머리로 변신한다. 신애원 어르신들은 거울 앞에서 단정해진 모습을 보고 “인물이 훤~칠해졌다”며 할아버지께 감사해한다. 그가 이발봉사로 바꾸는 건 겉으로 보이는 머리 모양새가 아니다. 천 할아버지는 이발을 통해 외롭고 지친 시설 어르신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곳에 모인 어려운 사람들이 나로 인해 따뜻한 힘과 위안을 얻어 갔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즐기며 이웃사랑에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지역 내 참 봉사자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