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학교’, ‘골목길축제’로 재미있는 행시 짓고 가세요~” 행인들은 각자의 주제들로 사행시, 오행시를 작성한 뒤 한껏 기대하는 표정으로 응모에 참여했다. 학교 내부에서는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한창이었다. 3일 오전 11시 20분. 산돌학교 앞 동국사길 골목길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즐거움과 활기로 연신 북적거렸다. 바로 지역과 함께하는 ‘산돌학교 골목길축제’가 개최됐기 때문. 이날 축제가 열린 골목길 일대는 산돌학교 학생, 교사 및 시민,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공연, 전시, 체험 등으로 마련된 축제는 아리울 앤 솔리스트의 중창 공연, 신진섭 학생의 노래 오프닝으로 막이 올랐다. 거리공연은 골목길축제의 백미로 꼽혔다. 흰 옷과 청바지를 맞춰 입은 학생들이 골목 중심에서 난타와 플래시 몹 공연을 선보인 것. 드럼 통을 이용한 난타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주제로 안무를 맞춘 춤은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과 행인들의 발걸음을 끌어모았다. 서툰 동작이지만 부단한 연습을 통해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 학생들에게 시민과 관광객들은 “노력한 모습이 대견스럽다”, “열심히 준비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행인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부스 운영도 눈에 띄었다. ‘산돌학교’와 ‘골목길축제’로 운을 떼는 4, 5행시 짓기를 통해 산돌학교상, 골목길축제상, 지역사회상을 시상해 행운권을 추첨했다. 자원봉사단체의 재능 기부도 빛났다. 세노야, 서해대 아동복지학과, 아이쿱생협, 세광교회, 시민연대, 아름다운가게 명산점 등이 아나바다, 추억의 띠기, 풍선아트, 네임 핀 만들기, 나만의 컵 만들기 등에 동참했다. 산돌학교 내 산돌갤러리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전시 ‘마음’이, 추억의 교실에서는 옛날 교복 입기 체험행사를 열어 옛 교실을 배경으로 한 포토 존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 이 축제의 가장 큰 의의다. 축제를 위해 평소 수업시간, 동아리 활동시간을 짬내 안무를 연습하며 직접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산돌학교 관계자는 “지금껏 받은 관심과 사랑을 지역 사회에 베풀고자 이번 장터를 마련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준비한 것을 하나씩 잘 해 나가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뜻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