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보완 장치 및 편견없는 문화 정착 필요 군산지역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 산업현장 내 노동력 유입 및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미혼남성 수요 급증, 정보화, 세계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에 의해 빚어진 현상이다. 시에 따르면 군산의 다문화 인구 수는 2014년 1,470명, 2015년 1,525명을 기록했다. 2015년 수치를 국적별로 살펴 보면 중국(조선족 포함)이 50.1%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26%, 필리핀 8.4%, 캄보디아 4.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문화 2세 인구 수도 덩달아 늘었다. 군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6년 3월 기준 지역내 다문화 학생(초·중·고교생)수 역시 407명으로, 2015년 3월 327명에서 58명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비중이 전체의 94%인 385명에 육박한다. 다문화가정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정부 및 지자체도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따가운 시선, 열악한 생활 환경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이들의 ‘코리안 드림’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편견과 차별에 상처받는 다문화 다문화가정은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상처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착하는 과정에서 부적응으로 이혼을 하거나 자녀들의 정체성혼란, 스트레스나 우울증, 편견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를 겪는 가정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 결혼이주 여성이 한국생활 부적응과 불화로 끝내 결혼 3개월만에 이혼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낯선 환경에 채 적응하지도 못한 채 타국에 정착해 심적인 고충을 겪었다”며 “심할 때는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날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다문화가정의 고충은 그들의 상담 내역에서도 드러 나 있다. 군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2016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센터를 방문한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상담을 실시한 결과 전체 상담건수 66건 중 ‘부부문제’가 46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친인척문제’가 5건, 자녀문제 4건, 취업상담 4건, 법률상담 3건, 경제문제 3건, 사회문제 1건 등의 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 보면 ▲만 19~29세 여성 9명 ▲만 30~39세 여성 7·남성 1명 ▲만 40~49세 여성 3명 ▲만 50~59세 여성 2명 ▲만 60세 이상 여성이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 결혼이주여성들이 문화적 차이 및 갈등에 의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문화 자녀들의 경우 또래들과 다른 생김새에 반감을 갖거나 집단 따돌림을 두려워하는 경향, 동급생들의 편견, 학습부진 등 성장과정과 맞물려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도 및 편견 없는 문화 정착 절실 다문화 증가 현상은 군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 장치와 편견을 없애기 위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군산시는 생활이 힘든 가정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도움을 주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한국어 수업과 한국 생활 가이드북을 통해 한국 적응지원, 방문교육, 직업교육훈련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사업에도 다문화를 바라보는 편견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화적 차이와 잘못된 인식개선, 고질적인 병폐는 다문화가정에 이혼, 따돌림 등의 사회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군산에 거주하는 1,000여명의 다문화이주여성 중 786명이 한국이름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모국에서 사용하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들이 서류에 부모의 이름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놀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심희옥 군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문화를 외국인이 아닌 한 가정의 아내, 엄마, 며느리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