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청 부지 활용방안 찾기가 자칫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가 현재 마련 중인 옛 시청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시의회 등의 입장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군산시는 최근 옛 시청 부지 활용방안과 관련해 시의회 각 상임위와 차례로 간담회를 가졌으나 시와 시의원들간 견해차가 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옛 시청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결과물을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었는데, 결국 해를 넘길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용역에 들어간 옛 시청사 활용방안은 착수보고회를 거쳐 6월 말에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시의회 의견을 더 듣기 위해 군산시가 지금까지 시기를 늦춰왔었다. 따라서 엣 시청 부지 활용방안 수립은 우선 시와 시의원들 사이 의견을 좁히지 않는 한 기약없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가 현재 내놓은 옛 시청 활용방안은 쌀과 곡식, 객주(客主)문화가 어우러진 ‘도시 체험형 마켓’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탈의 상징인 미곡창고(米穀倉庫)와 지역 저항운동의 주체인 군산객주조합을 결합한 콘텐츠다. 시는 이러한 마켓에‘풍류상회(風流商會)’란 명칭을 붙였다. 따라서 풍류사회는 △지역 소상공인․청년들의 F&B마켓 △지역 공예가들의 프로덕트 판매 △쌀,객주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 및 기업홍보관 △지역주민 직업교육 등으로 짜여졌다. 특히 시는 이 일대의 역사성 등을 감안해 외관을 옛 시청사 형태로 복원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시는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900만원의 용역비를 들였다. 시 관계자는 “쌀과 곡식, 객주 문화가 융합된 도시체험형 공간을 통해 증가되는 관광객 욕구에 충족하기 위해 이러한 콘텐츠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담회를 통해 드러난 시의회의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시가 제시한 옛 시청 활용방안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강성옥 의원은 “시의 옛 시청 활용방안의 경우 기본(중심)테마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용역이 부실한 편이다”고 꼬집었다. 기본 테마를 중심으로 그와 연계된 프로그램이 담겨져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메인 프로그램중 하나인 청년 F&B마켓의 경우 최근 중소기업청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군산 공설시장 청년몰 사업과 유사하다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김종숙 의원 역시 “(활용방안에)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도화지에 그냥 막 채워 넣으려고만 했지. 도화지에 무엇을 알맞게 채워 넣을 지에 대한 고민은 매우 부족해 보인다”고 짚었다. “고작 이런 활용방안을 마련하려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했냐”는 시의원들의 거친 목소리도 적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옛 시청 활용방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시의회내 주류로 잡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옛 시청 활용방안으로 미술관 등 문화공간 조성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옛 시청사 활용방안을 묻는 시민 설문조사에서 문화공간 조성 의견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만에 하나 시와 시의원들 사이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더라도 향후 건물 재활용과 신축 또는 부분증축 등을 놓고서도 또 다른 논란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복 의원은 최근 5분 발언에서“옛 시청 부지매입에 67억원을 쏟아붓고, 또 건물을 철거한 후 새 건물을 지으려고 120억원 이상 들인다는 것에 아연실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엣 시청 부지 활용이 결국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시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자칫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기도하다. 한편 중앙로 1가 11-1번지에 자리잡은 옛 시청사 부지는 부지 4,373㎡(1,322평)에 달한다. 시는 지난해 9월 말 3년 분할 무이자 납부 조건으로 LH공사로부터 약 67억원에 이 부지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