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이 또 다시 해를 넘길 위기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격인지라 수 년째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 찾기는 맴돌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 2013년 10월 시민문화회관을 매각하는 대신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결정을 해놓고도 지금까지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벌써 3년이 흘렀다.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을 놓고서는 지금껏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먼저 시민문화회관을 당초대로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군산예술의 전당의 경우 비싼 대관료와 각종 규제로 집회와 발표회, 그리고 순수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공연장 등으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데 근거를 뒀다. 또 예술의 전당의 부족한 전시공간을 대신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시의회 고석원 의원은 2년 전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현재 시민문화회관을 가칭 고은 기념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현대 건축의 거장 고 김중업 작가의 혼이 녹아든 시민문화회관을 현대 문학의 거장 고은 선생의 기념관으로 조성한다면 새로운 관광 명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민문화회관의 활용방안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 곳을 문화복지센터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2014년 시장에 출마한 한 후보는 시민문화회관을 새 단장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공연장과 전시장은 물론 노인 쉼터, 복지지원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심지어 스쿼시와 헬스 및 요가, 탁구, 골프연습장 등 다목적 스포츠시설로 조성해야한다는 방안까지 나왔다. 하지만 시는 여태껏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의견에 부담을 느낀 시가 이래저래 눈치를 보고 있어서다. 활용방안 결정이 늦어지는 사이 시민문화회관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방수와 도색, 누수 등 건축물 보수에 드는 비용이 고스란히 시의 몫이 되어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올해에만 그 비용이 수 억원에 달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비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시민문화회관이 수 년째 활용방안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시의 우유부단함을 탓하고 있다. 따라서 문동신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시민문화회관의 합리적인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전북도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왔다"면서 "올 연말 안까지는 활용방안을 매듭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옛 시청 부지 활용방안이 시민문화회관의 데자뷰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옛 시청부지나 시민문화회관이나 지금까지 뚜렷한 활용방안을 못 찾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빼 닮았기 때문이다. 활용방안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시는 옛 시청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에 착수했지만 의회와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는 용역을 통해 이미 이 곳에 쌀과 곡식, 객주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 체험형 마켓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시의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술관 등 전시관 조성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건축의 거장인 고 김중업 작가의 마지막 유작인 군산시민문화회관은 1988년에 건축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층 559석, 2층 299석 등 858석의 좌석을 갖췄다. 군산의 대표적인 문화,전시공간이던 시민문화회관은 예술의 전당 신축 및 건물의 노후화로 지난 2012년부터 매각을 추진하려다 재활용하는 쪽으로 결정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