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 간 반목과 갈등을 빚어온 군산시와 서천군. 하지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 지금은 갈등관계에서 상생 파트너로 새로운 출발에 나선 상태다. 10여년 째 중단돼 온 군산-서천행정협의회는 재개됐고, 생태관광 협약 및 자전거 대행진 등 문화, 스포츠, 관광, 농업분야 등 전반에 걸쳐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면서 지역 간 정서적 거리감도 상당히 좁혀졌다. 이런 화합과 상생 노력의 근간에 양 지역 지자체장의 화합 의지가 크게 작용했고 현재도 이 같은 모습이 진행형이어서 향후 여러 현안에 있어 긍정적인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자’ 어떤 일이든지 분위기가 좋을 때 망설이지 말고 곧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미다. 양 지자체의 긍정기류 속에 그 동안 입장차로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금란도’의 개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재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그 동안 군산시와 서천군은 행정협의회 재개 이후 다방면에서 교류의 폭을 넓히고는 있지만 금란도 등 민감한 현안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인사는 “금란도를 볼 때마다 늘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이곳이 군산과 서천 사이에 위치해 있는 만큼 지혜를 모은다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란도’는 금강하구에 생긴 황금알을 낳는 풍요의 섬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지난 1984년부터 2011년까지 준설토를 투기해 조성된 200만㎡의 국유지다. 금란도의 행정구역은 군산시로 돼 있으며 지난 2011년 고시된 제 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상 친수시설로 해당된다. 시는 지난 2012년 9월 이곳에 체육시설과 생태·테마공원 등 친수공간 조성을 추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관련 용역을 요청했지만 서천군의 반대로 전격 중단됐다. 또한 금란도를 내항재개발사업구역에 포함, 항만재개발을 위한 기본계획수정용역으로 진행하려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서천군은 토사유출, 갯벌·어장파괴 등 환경 문제를 제기하며 금란도 개발계획에 반대하고 있고 현재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서천군이 손을 맞잡지 않는 한 금란도의 미래는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천지역에서는 아직도 금란도 개발이 군산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 동백대교 개통이 이뤄지면 군산과 서천은 10~20분 내로 지역의 모든 생활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젠 금란도가 군산과 서천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도록 진지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게 (지역의)중론이다. 시민 김모(44)씨는 “민감한 문제라 조심스럽겠지만 상생과 화합이 형성되고 있는만큼 이해와 양보를 통한 협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의회 최인정 의원은 최근 열린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 금란도를 양지역 지자체가 공동개발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최 의원은 “전북도와 군산시, 충남도와 서천군이 가칭 '금란도개발공사'를 설립, 공동으로 개발하고 그 이익도 분배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