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특화사업으로 추진 중인 짬뽕특화거리 조성사업이 입점자들의 입주가 미뤄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어 올해 안에 이곳에서 짬뽕 맛을 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시는 짬뽕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해 국가예산 목적예비비 7억5,000만원을 확보해 시비를 포함한 총사업비 15억원을 투입, 올해 안에 전국 최초의 ‘짬뽕특화거리’ 조성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시는 근대역사박물관 인근 동령길, 장미길을 짬뽕특화거리로 선정하고, 지난 4월 입점자 12명(기존업소3·신규9)을 모집했지만 신규 입점예정자 1명이 포기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이 사업은 시에서 입점자 간담회 등을 통해 예산 안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던 경영 컨설팅, SNS 홍보를 비롯해 식자재 공동구매 등에 대해 논의 중이며, 입점 영업소 간판정비와 포토존,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 등 홍보 요소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
이처럼 언뜻 보면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강한 의문이 든다. 신규 입점자 8명 중 1명만 장미길에 가게를 열고, 나머지 입점자들이 입주를 미루고 있다. 입점예정자들이 다른 곳에서 짬뽕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짬뽕특화거리로 지정된 곳에서 가게를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짬뽕특화거리로 지정된 동령길과 장미길은 워낙 노후한 곳들이 많아 단순 리모델링이 아닌 거의 신축에 가까운 공사가 불가피하는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다 해당지역이 짬뽕특화거리로 조성된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건물주들이 예전보다 임대료를 올리는 등의 악재로 인해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난항을 우려의 목소리와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시가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본지에서는 지난 3월 ‘짬뽕특화거리 조성, 풀어야할 과제 산적’이라는 제목의 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지적한 바 있지만, 올해 안에 조성을 마쳐야 한다는 이유로 대책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입점예정자들에게 충분하게 고지(10월까지 입주할 것)를 했고, 그 부분을 감안해 받은 예산에서 짬뽕특화거리 내 입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시는 오는 10월까지 입점하지 않는 예정자들을 배제하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강력한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입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시의 입장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상황이다. 시는 올해 안에 꼭 시행돼야할 사업이어서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올해가 3개월가량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들어오지 않을 입점예정자들을 기다리다 영업을 준비 중인 입점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의 이 같은 강수 후 대책이 현재로써는 전무한 상황이어서 실효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의 한 관계자는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프레임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짬뽕특화거리가 잘 조성돼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업할 점포를 찾지 못한 입점예정자와 올해 안에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군산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짬뽕특화거리 조성사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