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를 원료로 한 수제맥주 특화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효자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접근이 절실하다.
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를 원료로 하는 수제맥주 양조장비와 영업장 조성을 통해 수제맥주 플랫폼을 구축하는 수제맥주 특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수입 맥아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를 원료로 한 군산만의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상품화 할 경우 경쟁력이 높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이에 시는 올해 2차 목적예비비 5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사업비 10억원으로 군산시 금암동 소재 옛 수협창고 1층을 활용해 수제맥주 영업장을 조성하고, 양조장비 등을 구축하는 등 수제맥주 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곳 옛 수협창고에는 1층 수제맥주 영업장과 수제맥주 체험․홍보관을 비롯해 2․3층에는 예술문화콘텐츠 스테이션, 야외공연장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는 볼거리와 먹거리를 연계한 관광 자원화로 관광객의 발길을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체험․홍보관과 영업장․양조장비 등 기반시설뿐 아니라, 정작 가장 중요한 전문 인력과 제품의 우수성․상품성을 확보, 시장성이 먼저 담보돼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기반시설 외에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다.
군산지역에서 수제맥주와 관련한 교육을 하는 곳은 인력개발원과 농기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창업교육이 전부다. 문제는 현재 이곳에서 교육을 마쳤거나 교육 중인 교육생들을 곧바로 실전(?)에 투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제맥주의 특성상 본고장인 독일이나 벨기에, 일본 등에서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씩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도 다양하게 수입되는 맥주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 수제맥주 사업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품의 우수성과 시장성 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가 밝히고 있는 수제맥주 특화사업의 핵심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를 원료로 한다는 것이지만, 정작 더 중요한 홉은 거의 전량 수입해 사용할 계획이어서, 군산의 맥주보리와 수입 홉의 조화가 제대로 어우러질 수 있을 것인지와 이에 따른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맥주가 보리를 가공한 맥아(malt)를 주재료로 발효시키고 여기에 향신료인 홉(hop)을 첨가해 맛을 낸 술이라는 점에서 다량의 보리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가 홉과 제대로 조화를 이뤄 시장성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인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수제맥주를 들여와 군산에서 판매를 하는 한 수제맥주 전문가는 “수제맥주를 경쟁력 있고 상품성 있게 만드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정작 안정적인 판로가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시가 전폭적으로 예산과 기반시설 등을 지원해 수제맥주 사업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상품성 등을 담보하는 더 거시적인 계획이 뒤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수제맥주 특화사업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잇지만, 국내 유일의 국산 맥아를 활용한 수제맥주 영업장과 양조장비 구축으로 군산을 수제맥주 대표도시로서의 브랜드화 시키는데 선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침체된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문화와 어우러지는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관광군산을 오래토록 기억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될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