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하수관거(BTL)사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1년도 안 돼 또다시 추진하기로 해 예산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시는 2020년도 제1회 추경예산으로 BTL 실태조사 비용으로 4억4,700만원, 인건비 4,800만 원, 회의수당 등 일반 수용비 300만원, 출장여비 200만원 등 모두 5억원을 편성했다.
시는 지난번 실태조사를 한 5.9km 외에 잔여구간 105km에 대한 조사를 이유로 추경을 편성했다.
문제는 이미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시와 군산시의원, 민원인, 시민단체, 하수관거 사업 시행사, 운영사 등으로 구성된 ‘하수관거 실태 공동조사단’이 발족돼 의혹 해소를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하수관거 실태조사를 위해 1억3,000만원을 투입하면서 앞으로 더 이상의 실태조사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다시 수억 원을 들여 실태조사를 하는 것에 시 안팎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11일 열린 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 간담회자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시가 이미 하수관거 실태 공동조사단을 통해 의혹 해소를 위해 실태조사를 마친 것으로 아는데, 추가로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 추경에 5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0년 가까이 이 문제에 대해 의혹이 있고,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뒤늦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태도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군산경실련 서지만 집행위원장은 “수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에 시민 입장으로 답답한 노릇”이라며 “공사에 하자가 있다면 시공사에 보수를 요청하던지 하자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면 되는 데 시민의 혈세를 또 다시 투입해 같은 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공동조사에서 137개소의 문제가 있음이 나타났기 때문에 나머지 잔여구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마무리 돼야 오는 2031년 시가 운영권을 넘겨받을 때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