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매각이 무산된 조촌동 제2정수장 부지와 관련해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결국 고심 끝에 짜낸 묘책으로 재매각을 결정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제2정수장 부지는 총 28필지로 부지면적 3만3,203㎡, 건물 16개동이며, 예정금액은 205억원이다. 이 부지는 시가 지난 2004년부터 건물 및 토지에 대해 수의계약으로 매각에 나섰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토지 31필지 3만6,245.1㎡, 건물 15개동 3,925.25㎡ 등으로 매각 예정가격은 195억원이었지만, 이번 재매각에서 당시보다 면적은 약 3,000㎡가 줄었음에도 10억원 가량 감정가액이 증가했다.
문제는 시가 해당부지와 건물에 대해 활용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매각에 나섰지만, 현재 마땅한 판로가 없는 분위기다. 결국 도심 속 오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공개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곧바로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이곳은 10년이 넘도록 여러 차례 유찰 끝에 지난 2015년에야 어렵게 낙찰됐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뒤로한 채 매각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 부지를 사들인 S업체가 수 년 동안 잔금 납부를 이행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이 시의 계약해지 취소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각하되기도 했다.
시와 S업체는 지난 2015년 8월 이곳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 업체는 190억10만원을 응찰해 해당 부지를 낙찰 받았다.
하지만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낙찰금액의 5% 이상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 납부와 이후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매각대금 전액을 완납해야 한다는 잔금 납부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이 기간 동안 이 업체가 납부한 금액은 고작 18억8,000만원(계약금 9억5,000만원․연체료 9억3,000만원)이었으며, 쌓인 연체료만 대략 87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 업체가 매각대금을 미루면서 당초 계획됐던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멈췄다. 이에 시가 여러 차례 매각대금 완납을 독촉하고 기간도 연장해줬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계약 4년 6개월 만인 지난 4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시민 수십 명이 피해를 봤다. 조촌동 제2정수장 부지 내에 조성하려던 조합 주택사업이 물거품이 되면서 참여했던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90여 명의 조합원이 계약금․업무추진비․분담금 등 명목으로 1,000~4,000만원을 납부했지만, 사
업 추진이 무산돼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신중하게 활용과 매각 등 모든 문을 열어 놓고 해결 방안을 찾았지만 결국 공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경쟁 입찰로 진행하는 이번 매각은 오는 12월 14일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서만 진행되고, 개찰은 12월 15일 10시 이후에 진행되며, 예정가격 이상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게 된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