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사이에 둔 군산과 충남 서천군은 같은 생활권이다. 행정권역만 구분돼 있다. 금강하구에 있는 두 지역은 최초에 똑 같은 모습으로 항만이 작고 크게 만들어 졌다. 군산과 서천사람들은 직장도 서로 오가며 양 지역을 생활 터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군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중·고등학교도 함께 다녔다. 그래서 군산과 서천은 광역권 도시개발안이 오래 전부터 설계돼 있다. 국도로 연결된 하구둑 길이는 1 Km를 조금 넘는 가까운 이웃이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부다와 페스트를 합친 유럽의 대표적 통합도시이다. 군산과 서천을 보면 부다페스트가 연상된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행정권역이 달라서 도간, 또는 시와 군 간에 행정협의회를 발족시켜 양 지역 자치단체장이 공조체제를 다짐해온지도 수년째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두 지역 자치단체는 금강을 마주보며 날아든 철새축제를 따로 따로 행사준비를 하고 있다. 서로 오가는 금강하구둑. 그 안에 있는 철새를 놓고 잔치를 따로 벌인다는 것은 힘을 합쳐서 사업을 하겠다는 공조 의지가 결핍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구촌이라는 용어는 전파매체 전문인이 초고속 통신망을 예견한 표현이다. 세계화를 내세우면서도 이웃 도시간의 진정한 협력의지는 선언으로 흘러 공허감을 낳고 있다. 철새관광축제가 의도 하는 것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행정권만 서로 다를 뿐 똑같은 금강하구의 양편에서 한쪽은 철새 국제관광페스티벌이라 했고 또 한편은 철새탐조투어라는 명칭으로 세계인을 초청하고 있다. 두지역이 철새축제를 한마당 큰 잔치로 만든다면 잃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양 지역협의회가 내세우는 협력의지가 진정이라면 이 시대에 가장 알 맞는 결실의 보람을 얼마든지 탄생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