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왔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들의 표정도 빨리 어두워지는 겨울 저녁만큼 우울하고 어둡다. 이맘때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시작되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대규모 실업자들이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소홀해지는 것 같다. 온정의 손길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반면 사회적 도움을 입어야 할 어려운 이웃은 늘어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대형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미인가 사회복지시설의 겨울나기는 더욱 막막한 실정이다. 후원자들은 미인가 시설보다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복지시설로 몰리고 있다. 후원금이 끊기거나 줄어들면서 미인가 시설에 수용된 이들은 당장 추위를 막아내고 겨우내 생활비조차 확보되지 않아 길고 지루한 겨울을 어떻게 넘길 것인지 막막해 한다. 시설이 열악하고 재정상태도 나쁘지만 사명감과 의욕을 가지고 시작한 미인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들은 후원자들의 도움이 없다면 생활비는커녕 난방비조차 마련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대다수 시민이 살기에 힘이 부치니 이웃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도 제대로 없을 것이다. 제 앞가림하기에도 어려운데 누가 누구를 도울 수 있겠느냐며 자조적인 태도를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더욱 어려워지는 이웃을 어둠과 냉혹한 추위 속에 그대로 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 곳곳에서 희망을 잃고 생활고 때문에 막다른 골목으로 내밀리는 이웃이 많아질수록 사회 구성원 전체의 희망도 희미해지고 만다. 행정기관은 물론 민간의 기금모금단체들도 복지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세복지시설은 사회복지망 확충 차원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 이들 단체마저 운영의 어려움이나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돼 없어진다면 이들 시설에 수용된 이들이 갈 곳은 물론 어디에서도 의지할 곳을 찾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