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애향심을 호소하는 외침이 크다.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고 출향민 가운데는 개인의 입신을 위해 전북 출신이라는 말을 기피했던 시대에 애향이라는 용어가 절실하게 요구됐었다. 그래서 애향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그랬지만 투서 고발이 많았으며 이웃간에 화합보다는 불협화음이 커서 인심이 좋지 않다는 자책감에 고민의 과제가 됐던 시절이 있었다. 요즈음에도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을 인심이 나쁘다고 서슴없이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 지역의 생활환경이 열악하다는 편협된 생각과 어떤 피해를 당하거나 예측 못할 불안감에서 나오는 얘기라면 그것은 하나의 피해의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군산대학교 환황해연구원에서 군산시의 정체성과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500명의 시민을 면접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군산의 이미지가 나쁘다는 응답자가 2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좋다는 응답자는 26. 6%이었으며 보통이라는 응답자가 나머지이다. 옛날부터 우리는 짧으면 이어서 모자라면 채워가며 사용하는 노력으로 살아가는 것이 넉넉한 미덕으로 인식해 왔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이 부족한 것이 있다고 해서 불평하고 깎아 내린다면 정든 이웃과 쌓아놓은 업적은 물거품이 된다. 사람에게 양면성이 있듯이 어떤 지역이나 사물에도 장단과 명암이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기에 어둔 곳은 조명해가며 생활해 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군산에 미흡한 부문은 자녀교육환경과 문화예술 활동공간이 취약하다는 얘기를 한다.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기초작업이 특목고인 외국어 고등학교를 세웠고 문화공간을 확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군산의 개발방향은 분명하다. 산업교역도시로 성장동력을 강화해서 풍요를 이루는데 있다. 시민이 각기 생활에 충실한다면 바로 애향이고 화합으로 가는 것이며 성취의 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을 좋으냐, 나쁘냐라는 평가 자체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