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덕에 비행기도 타보네요. 장애인이 불편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한가진(지체부자유1급·익산금마초 2년)양의 어머니 박은하(37)씨의 소감이다. 전라북도교육청(교육감 최규호)이 장애로 인해 해외현장학습 체험이 어려운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자 ‘제2회 장애학생 해외 현장체험학습’을 마련했다. 최규호 교육감은 지난 4월 장애학생 및 학부모 20명과 함께 전국 최초로 ‘장애학생 해외현장학습’을 다녀온 뒤 더 많은 장애학생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그 약속이행을 위해 이번 체험학습이 실시된 것이다. 이를 위해 도내 초·중·고등학교 장애학생 10명과 학부모 10명이 지난 17일,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17일 일본에 도착해 3박4일 동안 오사카 부립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를 비롯한 오사카성 천수각, 신바이시, 도톰보리, 유니버셜 스튜디오 저팬, 나라 사슴공원과 동대사를 둘러보고 ‘용기’와 ‘열정’에 불을 지폈다. 특히 오사카 부립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를 방문해 장애학생들의 현장 실습 수업을 참관하고 교류를 가졌다. 또한 일본 장애학생들의 장기자랑을 비롯해 레크레이션과 간단한 주제 토론, 선물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오사카 부립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를 둘러본 윤소영(정신지체1급·군산명화학교 고등부 3년) 양의 어머니 송미애 씨는 “한국부모들이 자녀를 과잉보호한다고 지적하는 일본 특수교사들의 지적에 충격을 받았다”며 “장애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직업 위주의 교육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해외를 안방 넘나들듯 드나드는 국제화시대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과 그 가족들의 해외여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해외현장학습은 장애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장애학생들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고, 시련과 긴장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일상탈출’이 됐으며, 같은 아픔을 소유한 장애가족들의 정보교류·친목도모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이보라(정신지체2급·전주용소중 1년) 양의 어머니 임예정 씨는 “장애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그 경중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세분화된 특수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조중빈 특수교육 장학관은 “이 땅은 장애인과 예비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장애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사회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