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가까이 근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던 군산. 이곳은 인물의 고장이요, 군산고와 군산상고라는 양대 전통학교로 인해 이웃 부안, 김제는 물론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보령시 등까지 아우르는 환황해권의 교육중심도시였다. 이에 이들 지역 학생들은 고향을 떠나 군산으로 유학오는 것이 다반사였고 부모들까지 생계를 위해 군산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한다. 본보는 경인년을 맞아 '이젠 교육이다!'시리즈를 통해 군산교육의 과거와 현주소편을 다룬 뒤 인재의 고장 위상 되찾기 위한 노력, 새로운 교육도시 군산, 인재대상 제정 등 네차례 걸쳐 집중 취재했다.<편집자주> ◇인재의 고장 군산 위상 추락 = 군산은 개항이래 문물과 교육의 중심지였고 경제발전의 원동력, 그 자체였다. 이 때문에 군산은 전북 경제를 주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서해안 최고 교육도시로 우뚝 섰으며, 인재의 고장으로 확고히 자리잡아갔다. 현대 야당정치사의 한획을 그었던 고 양일동 선생, 지난해 고인이 된 김판술 선생, 고건 전 총리를 비롯 강현욱 전 도지사(새만금공동위원장), 고병우 전 장관, 김길준 전 시장 등 많은 정관계 인사와 함께 오영우 예비역대장, 군산고 출신인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현 극동방송 이사장), 김제출신 조재토 예비역대장(군산제일고) 등 고위장성을 배출한 고장이었단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이후 군산교육은 전북은 물론 호남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 시민들의 자존심은 상처투성이었다. 82년 군산제일고와 군산고, 군여고 등의 졸업생이 서울대 50여명을 진학시킨 이후 차츰 줄었다가 90년대 후반엔 두자리대수 조차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이웃 익산과 공주 등은 우수학생 유치와 과감한 교육투자를 통해 군산을 능가하는 교육도시로 거듭났지만 군산의 추락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인재유출 주요인은 교육문제 = 군산시의 2008 사회통계조사(11월)에 따르면 시민들은 교육 등의 질이 제고돼야 한다는 의견에 56.5%가 동의했다. 시민들은 교육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교육시설 확충(28.7%)과 우수교사 확보(27.8%), 공교육 프로그램 개발(23.7%), 우수학교 지원육성(10.6%), 우수학생 장학사업(9.2%)등의 순으로 답했다. 비록 2년 전 조사였지만 이전의 통계자료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20년동안 군산시민의 고민을 함축하는 키워드였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타지역 이주와 중․고학생 유학(또는 러시현상) 급증 등을 낳았고 인재유출 엑소더스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이 문제는 군산사회의 고질적인 지역현안의 하나이자 낙후를 고착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2000년 초반을 넘어서면서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교육문제를 새로운 의제로 상정한 시민들과 군산시는 교육당국과 힘을 합쳐 전북외고를 유치했고 인재유출러시현상을 서서히 잠재웠다. 시민들과 군산시 등은 99년 군산개항100주년장학회를 설립한데 이어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을 만들어 자구책을 마련, 집중적인 교육투자를 했다. 민선4기를 맞은 시도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어 2000년 중반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과 유망중소기업 등 을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변화의 중심은 교육발전과 기업유치, 인구증가라는 '삼쌍둥이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기적이 군산시민들의 오랜 갈증을 한꺼번에 쓸어내면서 군산의 희망가를 크게 울려 퍼지게 만들었고 ‘전북은 물론 전국적인 각광받는 도시’ 군산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