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줄 알지만 많은 부모들이 간과하는 것이 인성교육입니다. 3살 버릇 평생 가거든요. 어릴 때 일수록 엄하게 키운 뒤 차츰 자율권을 부여할 때 스스로 알아서 공부할 수 있어요.” 회초리로 교육해 두 아들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합격시킨 고미순(48·나운동)씨의 조언이다. 어머니 미순씨와 아버지 최행렬(48·옥구단위농협)씨의 첫째 아들 우주(20·카이스트 1년)씨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합격한 둘째 재균(중앙고·3년)군은 돌이 갓 지나면서부터 회초리를 맞으며 자랐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선과 악, 옳고 그름,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미순씨는 아이들이 식당에서 뛰어다니고 밥상위에 오르는 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요즘은 칭찬이 난무하는 시대다. 칭찬을 너무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주의가 산만하다. 잘못된 칭찬은 아이에게 독이 된다. 칭찬 대신 회초리를 들라”고 말하는 미순씨. 이처럼 일관된 가정교육 덕분에 형제는 초등입학시절부터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차분하고 집중력이 높아 수업시간에 쉽게 몰입했다고 한다. 형제는 6살 이전까지는 동화책을 하루에 한두 권씩 읽었고, 7살이 되면서 한글 학습지를 시작했다. 초등1년부터는 영어와 수학, 한자 학습지로 차츰 그 수를 늘렸다. 방과후 집에 돌아온 형제는 학교과제를 마친 뒤 학습지를 풀고 월명산을 무대 삼아 동네 형들과 신나게 뛰어 놀면서 자연관찰학습을 하는가 하면 사회성도 길렀다. 또 아침 일찍 등교해 친구들과 축구하는 재미로 학교를 다니면서도 형제들의 성적은 늘 석차 1위였다. 대신 미순씨는 시험기간 2주전부터는 형제를 끼고 문제풀이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초6년까지 엄마 함께 공부한 형제는 중학교 진학 후에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했다. 초4년부터 계획표 짜기를 실천한 형제가 중학생이 되면서 인생계획과 일일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한 살 터울인 관계로 나운초와 남중을 함께 다니면서 형과 아우는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생 재균군에게 형 우주씨는 늘 자랑스러운 버팀목이자 목표물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수학과 영어 단과학원에 꾸준히 3년간 다니면서 학력을 다졌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필요할 때마다 3개월씩 개인과외를 받으며 선행학습을 해왔다. 재균군은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느슨해지려는 마음을 가다듬고 오로지 서울대 합격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워 성실히 계획을 실천했다. “무조건 성실히 공부해 교내 1등을 유지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각 과목별 내신등급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야 깨달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미선씨. 그녀는 “수험생 부모라면 입시정보에 정통하고 발 빠른 대처를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확실히 알아둘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되도록 어린 나이에 자녀의 적성을 올바르게 파악해 이에 맞는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에 맞춰 자녀의 가능성과 열정을 증명해낼 수 있는 일관된 학습과 체험활동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활에서 싸워야 할 대상은 ‘자신·환경·시험문제’ 3가지다. 시험문제를 이기려면 먼저 나 자신을 이기는 독한 자기관리와 처해진 환경을 극복하는 마음 다스리기”라고 말하는 재균군. 이 3가지 적 가운데 가장 물리치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처해진 환경’이었다고 한다. 1분 1초가 아까운 고3 시절, 원서접수를 위해 성산에 위치한 학교에서 나운동에 있는 집을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할 때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격려가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논리적인 학문인 수학을 좋아한다는 재균군과 형 우주씨의 꿈은 각자 전공분야 연구원이다. 재균군은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꾸준히 공부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연구원이 되겠다”며 “뚜렷한 목표만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며 후배들에게 목표와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