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가 돼서 우리나라 산업디자인을 이끄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최근 전북과학탐구대회 그림그리기 부문 1위인 ‘금상’을 3년 연속 수상한 고명서(월명중·2년)양의 야무진 꿈이다. 군산은 물론이려니와 전북 도내의 미술대회는 거의 휩쓸다 시피하며 미술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명서양은 오는 9월 12일에 개최될 전국과학탐구대회에서 반드시 ‘금상’을 거머쥐고자 요즘 바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명서양은 2008년 도 대표로 출전해 전국과학대회에서는 ‘장려상’을, 2009년도에는 ‘동상’을 수상하며 서서히 그 실력을 향상시켜 2010년에도 ‘금상’도 가능하다는 주변의 평을 듣고 있다. 아버지 고재기(나운주유소·45)씨와 어머니 박은선(44)씨의 장녀인 명서양은 미술을 전공한 이모와 외삼촌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즐겼다. 천성이 밝고 명랑한데다 늘 긍정적인 어머니 박씨의 교육을 받다보니 명서가 그린 그림은 매우 다양한 색상으로 이뤄졌고, 밝은 색감으로 표현됐다. 그래서 명서양의 그림을 본 이들은 ‘기분을 좋게 하는 그림’이라며 호평한다. 그렇게 명서양이 재미삼아 취미삼아 그리던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곡초에 입학하면서 부터다. 우연히 만난 이승은 미술교사는 명서양의 자유로운 색감을 칭찬하며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권유했다. 다른 부모들 같으면 흘려들었을 법한 그 한마디를 어머니 박씨는 가슴 깊이 새겨 들었다. 첫딸인 명서양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붓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명서양은 진포축제에 출천해서 ‘은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이후로 벚꽃그리기대회를 비롯해 각종 크고 작은 미술대회에서 시장상, 대학총장상, 교육감상을 수도 없이 수상했다. 이처럼 명서양이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동안 동생 은서(지곡초·6년)는 언니의 그림을 보면서 미술적 감각을 키워 전북과학탐구대회 ‘은상’, 군산철새그리기대회 ‘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뒤를 이었다. 이렇게 명서와 은서가 많은 상을 받은 것은 타고난 소질 뿐만은 아니다. 매일 방과 후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영어·수학학원 등 학업에 관련된 전문학원들을 마치고 자매가 향하는 곳은 자신들의 꿈을 키우고 있는 미술학원이다. 아직은 작은 체구에 여린 소녀들이지만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전문화가 못지않은 열정을 뿜어내며 몰입한다. 명서·은서 자매는 평일에는 오후 5시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학업에 전념하고,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하루 10시간씩 오로지 그림에 집중한다. 모든 예체능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업’과 ‘미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내내 자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습만이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 호랑이 같은 어머니 박씨의 등쌀에도 자매는 밝은 낯빛으로 최선을 다하며 고된 스케줄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처럼 명서와 은서가 탁월한 미술실력을 보일 울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아버지를 비롯한 삼촌, 고모 등 전 가족들의 극진한 응원이 버팀목으로 자리했다. 대회가 있기만 하면 명서와 어머니 박씨는 전국 어디든 달려가 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가 되어서 한국과 군산의 이름을 날리고, 산업강국을 이끄는 훌륭한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명서양. 동생 은서는 “언니를 뛰어 넘는 실력을 갖추고자 더 노력할 것”이라며 다부지게 말한다. 그리기 뿐 만 아니라 공부도 잘 하고 성격이 밝은 명서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좋다. “내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엄마 덕분”이라며 “최근에 떨어진 성적 때문에 엄마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하는 명서양. “성의 없이 할 바에야 그만 두라”며 “매사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구하는 엄가 가끔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명서의 성격대로 그림 역시 솔직하다. 어머니 박씨는 “명서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갔다. 그래서 은서는 항상 뒷전이었다”며 미안해한다. 이제 명서는 홀로서기를 준비하려 하니 은서에게 좀 더 정성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우리들의 꿈은 미술로 행복해지는 거다. 그래서 현재의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해 좀 더 나은 작품으로 부모님과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는 명서·은서 자매의 꿈이 반드시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