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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하고 싶어요”

“지금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훗날 저와 같은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겠습니다.” 원광대 의대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가 타는 동고 졸업생 신성환 군의 다짐이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2-02-02 13:07:11 2012.02.02 13:07:11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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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훗날 저와 같은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겠습니다.” 사교육 없이 오로지 학교수업과 인터넷강의로 공부해 원광대 의대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가 타는 동고 졸업생 신성환 군의 다짐이다. 성환 군은 요즘 대학등록금에 한 푼이라도 보태고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아르바이트로 과외지도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 시립도서관에서 토익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성환 군은 부설초와 진포중을 졸업하고 오는 8일 동고를 졸업할 예정이다. 서울대 화학생물학부에 지원했다가 쓴잔을 마신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자신이 원하는 일이 진정 무엇이며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자신과 사회를 이롭게 할지 고민했던 것. 그 해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평소 다른 이의 고통이나 감정을 함께 나누길 좋아했던 성환 군은 “새로운 의학 신약을 개발해 몸과 마음이 불편한 이들이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원광대 의대에 지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는 도저히 감당되지 않는 큰 액수의 등록금 앞에서 또다시 좌절을 경험하게 됐다. 어디에 가서 하소연할 곳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성환 군은 그저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다가오는 등록마감일이 두렵기만 하다. 부모 몰래 가슴으로 울 아들을 생각하니 애가 타는 건 성환 군의 부모도 마찬가지다. 남들은 아들 잘 키웠다며 부러워하고 축하를 건네지만 드러내놓고 기뻐할 수도 없는 형편인데다 죄인인 심정이다. 대형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성환 군의 어머니 두윤정(47)씨는 “부모로서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 혼자 힘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낸 성환이가 대견하다. 그동안 저 대신 성환이를 지도해주시고 보살펴주신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면목 없을 따름이라고 말을 줄였다. 아버지 신용택(54)씨와 어머니 두윤정(47)씨 슬하 3형제 중 장남인 성환 군은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책을 좋아해 회현에서는 알아주는 공부벌레였다. 또 동생 기환 군과 준환 군의 좋은 본보기이자 부모들의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온화한 성품에다 매사에 성실함을 갖춘 성환 군은 특히 수학과 과학에 재능을 보여 초등시절엔 전라북도교육청 과학영재원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이런 아들의 재능에 힘을 더하고자 성환 군의 부모는 열심히 뒷바라지했지만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았다.  성환군의 아버지 신 씨가 운영하던 미술학원이 대형 프렌차이즈학원에 밀려 급기야 폐업하게 이르렇고 그는 요즘 한국지엠 협력업체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 두 씨는 “먹을 것, 입을 것, 책 한권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근근이 생활하게 해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특히 첫째 성환이는 장남이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불평 한 마디 없이 바르게 자라주고, 오히려 나를 위로 한다”며 “좀 더 능력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랐더라면 괜한 마음고생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성환 군을 어려서부터 지켜본 정옥식 씨는 “성환이가 얼마나 성실한 아이인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번 합격은 오로지 성환이의 노력의 결실이다. 내가 여유라도 있다면 대신 등록금을 내주고 싶은데 마음뿐”이라며 “동문회나 지역사회 리더들이 성환이의 장래와 군산의 장래를 생각해서 꼭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성환 군은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모님의 열정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일매일 학습 계획을 세우되, 집중하면서 복습 위주의 공부를 했다”고 합격비법을 말했다. 또 “훌륭한 의사가 돼서 봉사를 실천하고 주변에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실천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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