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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담장에 아름다운 그림’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던 골목길 외벽이 반나절 만에 옛날이야기 속 세상으로 변신했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2-11-12 17:23:32 2012.11.12 17:23:32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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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던 골목길 외벽이 반나절 만에 옛날이야기 속 세상으로 변신했다. 담장 속 그림이 따뜻하게 비추는 햇살을 받으니 금세라도 이야기 속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지난 3일 월명동 군여고 앞 구세군군산후생원. 기울어진 시멘트 담장이 회색 옷을 벗고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낡은 담장을 칠하고 예쁜 동화 속 그림들로 채워가는 손놀림이 바빠진다. 마법처럼 벽면을 예쁘게 변신시킨 이들은 마음만큼 얼굴도 고운 중앙여고 미술부(지도교사 허수연) 1,2학년들이다. 이날 오전 월명동 일대에 재잘대는 참새처럼 아리따운 소녀들이 모여 붓 하나로 한바탕 요술을 부렸다. 월명동 일대와 해망동 등지를 돌며 벽화 봉사활동을 하는 중앙여고 벽화동아리 13명이 미술공감 채움 대표 고보연 작가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벽화를 탄생시켰다. 미술전공자인 이들은 각자 넘치는 개성과 열정으로 차갑고 더러운 벽면에 따스함과 생동감이 넘치는 벽화를 그려 넣으며 오고가는 시민들에게는 희망을 전달하고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와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담장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말도 없이 맡은 그림에 정성을 다했다. 야외 벽화라 햇볕아래 여고생들의 얼굴이 벌겋게 익었지만 차가운 바람 탓에 붓을 든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튼 손을 호호 불어가며 벽화를 그리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소녀들의 얼굴엔 생글생글 미소가 가득하다.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초가집 마을 전경과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아낙의 모습 뒤로 길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늘씬하게 뻗은 청송의 풍경까지. 그야말로 요정이 나타나 요술지팡이라도 휘두른 듯 칙칙했던 벽면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리고 생명력이 느껴진다. 친자연적이고 예쁜 그림으로 아름답게 재탄생한 담장이 덕분에 보는 이들과 이곳을 지나는 이들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김을년(81) 할머니는 “아침저녁으로 이곳을 운동 삼아 돌곤했는데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낡은 건물과 담장이들만 즐비해 심란했다.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려 넣으니 한참을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말했다. 벽화봉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고보연 작가는 “벽화 그리기가 쉽지 않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벽면 청소와 보수에만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도 중앙여고 벽화동아리 단원들과 어머니들이 재능과 우정을 한데 모아 벽화그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명서(중앙여고 1년) 양은 “벽화 봉사를 통해 친구들의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곳에 따뜻한 그림을 남겨 시내 전체가 갤러리가 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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