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기간제교사들이 무시와 차별, 부당업무에 시달리고 있어 수업 부실화로 학력저하를 야기시키고 교육만족도 역시 떨어질까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군산지역 학교에서 활동하는 기간제교사는 2010년 152명에서 2011년, 2012년 267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도내 기간제교사 역시 지난 2010년 755명에서 2011년에 853명으로 늘었고, 2012년에는 1060명으로 40.9% 증가했다. 이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사 정원 감축과 공무원 연금 개혁 추진으로 인한 교원 명퇴 급증, 사립학교의 기간제교사 채용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더불어 육아휴직기간 연장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래 기간제교사는 정규직 교사가 육아휴직이나 연수 때문에 근무를 하지 못할 경우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맡는 비정규직이다. 최근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하고 있는 어느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그 교사는 기간제라는 이유로 학부모는 물론 학생인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고, 교장에게 해고 협박을 당하고 있다. 이것이 비단 드라마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게 현직 기간제 교사들의 이야기다. 현실의 학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따라서 기간제교사들은 기간제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최고의 불안 요소라고 한다. 기간제교사인 유수영(가명·28)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혹독히 체험하고 있다. 올해 초 1년 계약을 한 그는 겨울방학 직전 “매일 출근해야 방학 중 월급이 지급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유씨는 “정교사의 경우 방학 중 일주일에 하루만 나와도 월급을 받는데 기간제라고 매일 출근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면서 “동료 기간제교사는 출산휴가를 갔던 정교사가 방학 중 복직한다고 해서 해직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런 문제는 참을 수 있다고. 아이들의 무시와 냉대는 더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은 기간제교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기간제’라고 부르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기 일쑤라고 한다. 이에 기간제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망각하기 쉽고 의욕상실에 시달리기도 한다. 도내 한 사범대 출신 이모(33)씨는 최근 교사의 꿈을 접었다. 치열한 임용고사 경쟁률에 기간제교사 자리라도 얻으려고 문을 두드린 사립학교가 올해만 10여곳. 기간제교사 경쟁률도 만만치 않은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률을 뚫고 기간제교사로 채용되더라도 기쁨은 잠시, 신분이 불안하고 재계약에 신경 써야 하는 기간제교사는 온갖 잡무를 떠안고 퇴직금도 못 받는다고 한다. 전직 기간제교사로 7년을 일한 최모(33)씨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분이라 고된 일을 떠맡고 부당한 요구를 받아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해 전국 사범대와 일반대 교육학과 등에서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졸업생은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임용시험을 통과해 공립학교 정교사가 되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공ㆍ사립학교의 기간제교사 자리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기간제교사 임모(36)씨는 “어차피 국가가 기간제교사의 급여를 부담하고 있으니 사립학교 교원 임용을 아예 국가가 나서서 관장하는 방법도 기간제 교사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근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성 도 의원은 “기간제교사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교사 개인에게도 신분보장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책임있는 교육을 통해 학생의 교육 만족도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간제 교사의 비율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앞으로 수석교사제 등으로 교사 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교과부와 협의해 교원정원확충을 추진해 기간제교사들을 정교사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말 현재 전국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전체 교원 38만1000여 명 가운데 기간제교사는 3.4%인 1만3000여 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