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 학생 중심 추억행사로 탈바꿈 ‘눈길’ <당북초의 이색 졸업식>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졸업식장에서 울려 퍼진 이 노랫말에 누가 먼저라 할 것이 없이 눈물 콧물 훌쩍거리다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지난날의 졸업식장은 그랬다. 엄숙한 분위기속에 눈물로 막을 내렸다. 초·중·고 졸업식 풍속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틀에 박힌 행태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졸업식 문화가 만발하고 있는 것이다. “권위적이고 딱딱한 졸업식은 가라.” 최근 졸업 시즌을 맞아 군산지역 각 학교에서 이색적인 졸업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먼저 당북초(교장 류지득)는 14일 ‘큰 꿈을 품고 더 높게’ 라는 주제로 학생․학부모․ 교직원이 하나 되는 특별한 졸업식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년 동안의 다양한 추억이 담긴 모습을 졸업생과 선생님이 함께 동영상으로 제작,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당북초의 자랑인 예술꽃씨앗국악관현악단의 축하단막극공연을 시작으로 5학년 학생과 교사가 꾸민 공연, 졸업생 개인별 마음글 발표와 장래희망을 위한 영상다짐 등이 졸업식을 한껏 빛나게 했다. 특히 이날 개인별 영상다짐발표 후 학교에서 깜짝 준비한 케익이 전달됐다. 학부모와 졸업생은 케익 위에다 미래를 위한 가정별 다짐쓰기를 하면서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각오를 되새겼다. 류지득 교장은 “틀에 박힌 딱딱한 졸업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졸업문화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회현중(교장 김정수)은 지난 13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우리도 이곳에서 흔들리며 피었나니’라는 슬로건을 걸고 의미 있는 졸업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졸업생들은 앞으로 각자의 진로를 발표하는 동시에 직접 제작한 추억의 동영상을 선보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후배들도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군산초(교장 노성진)는 28명의 졸업생들을 위해 타임캡슐을 현관 옆에 묻고 20년 후 만남을 기약했다. 졸업생들 모두가 큰 뜻을 세워 건강한 대한민국의 역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행사에 참여했다. 캡슐 안에는 졸업생 개개인이 아꼈던 물건, 초등학교를 떠나며 쓴 다짐편지, 패용했던 명찰, 졸업앨범, 6학년교과서, 일기장, 롤링페이퍼 등 졸업생들의 기념이 될 만한 물건들로 채워졌다. 타임캡슐은 오는 2034년 2월 14일 10시 학교에서 만나 개봉하기로 했다. 14일 열린 대야초 졸업식도 추억과 감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학사복과 학사모를 쓰고 참석한 졸업생들은 초등학교 6년간 자신들의 활동이 담긴 영상을 보며 추억을 되새겼다. 졸업생 한명 한명 모두에게 졸업증서와 상장, 장학증서를 수여하며 희망을 전달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줬다. 앞선 지난 7일 열린 영광여고 졸업식에는 학생들이 팔각모와 졸업가운을 입고 학교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이날 졸업생들이 입은 졸업가운은 총동문회의 도움으로 280벌을 제작한 것으로 퇴색돼 가는 졸업식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색 졸업식을 바라본 학부모들은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새로운 졸업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며 “이 같은 학생 참여형 졸업식을 통해 그 동안 논란이 됐던 학교폭력이 근절됐으면 한다”고 말했다.